[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서학개미들은 8월 들어 코로나19 백신 관련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기술주 아마존과 알파벳은 상위권을 유지했고, 미국 수소전기트럭 업체인 니콜라가 상위권에 올라 눈길을 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8월2일~25일) 전체 해외종목 순매수 상위권에는 대형 기술주, 이른바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이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 1위는 1억7477만 달러 규모의 아마존이 차지했으며,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9316만 달러로 순매수 2위에 올랐다.
순매수 4위에는 4356만 달러 규모의 소파이가 올랐다. 소파이는 회원 중심의 대출, 금융 서비스, 기술 플랫폼 등의 서비스 제공하는 기업이다. 5위는 암호화폐 업계의 큰손 마이크로스트레티지(3900만 달러), 6위는 나스닥100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3850만 달러)가 차지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도시의 한 커뮤니티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 주사병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외종목 순매수 상위권에는 백신 관련 종목이 다수 포진했다. 3위에 코로나19 백신 제조 기업 모더나가 올랐다. 이 기간 서학개미들은 모더나 주식을 6550만달러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또 다른 백신 제조 기업인 노바백스 주식 3379만 달러, 화이자 주식 3042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들 기업은 각각 순매수 9위와 10위를 차지했다.
모더나, 노바백스, 화이자는 지난달 기준 순매수 상위 50권에 들지 못했으나 이달 모두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현상은 전 세계적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백신 수요 증가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상대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부스터샷(추가 접종) 필요성이 제기됐고, 실시를 앞두고 있다. 미국은 다음달 20일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은 이미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10억회분을 구입한 상태다.
특히 창업자가 주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니콜라가 3598만 달러 규모로 7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니콜라 창업주 트레버 밀턴은 지난달 증권·금융사기로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에 기소됐다. 밀턴은 ‘니콜라는 사기회사’라는 내용의 힌덴버그 리서치 보고서가 나오며 논란이 일자 지난해 9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최대 주주 자리는 유지하고 있다.
작년 한때 90달러 이상 치솟았던 니콜라 주가는 현재 9달러대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6월 스팩 합병을 통해 미 증시에 상장된 니콜라의 공모가(10달러)를 밑돌자 저가 매수 성격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8위는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스파이더(3598만 달러)가 차지했다. S&P500지수는 테이퍼링 위기감이 줄어들며 연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니콜라의 트럭 뱃저 사진. 사진/뉴시스·니콜라 홈페이지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