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주가 제자리 찾기?…카뱅 내리자 금융지주 연일 상승

카카오뱅크, 강력한 플랫폼 통해 대출 고객 늘려…금소법 확대·대출 규제로 인터넷은행 성장성 둔화 전망

입력 : 2021-08-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상장 이후 지속 상승하던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주춤하자 금융지주사들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약세는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법의 대대적 강화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와 금융주들의 주가가 엇갈리자 일각에선 카카오뱅크의 약세로 금융주들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한구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최근 5거래일 동안 9.35% 하락했다. 상장 이후 파죽지세로 상승하던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5거래일 만에 4조원이 증발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내림세를 보였으나 기존 금융지주사들의 주가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KB금융(105560)신한지주(055550)의 주가는 각각 5.65%, 4.79% 상승했으며, 하나금융지주(086790)우리금융지주(316140)도 각각 4.43%, 4.19% 상승했다. 이밖에 메리츠금융지주(138040)(9.98%), JB금융지주(175330)(7.55%),  BNK금융지주(138930)(3.32%) ,DGB금융지주(139130)(2.55%) 등도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를 제외한 모든 금융지주사가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메리츠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은 최근 금융당국이 신용대출의 한도를 축소하고 온라인 금융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의 금소법 위반 여부를 지적하는 등 금소법 강화에 나섬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성장성 둔화가 예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금소법을 상호금융기관 전체에 적용하기 위한 관계 부처 간 협의에 들어가고,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축소하는 것과 관련해 후속 조치에 돌입한 상태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인터넷은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그간 강력한 플랫폼 기반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출 고객을 빠르게 흡수해왔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가계 대출 증가율은 13.8%로 4대 은행 평균 증가율(2.18%)을 6배 이상 웃돈다. 전세대출시장 역시 지난 1분기 말 기준 잔액은 5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7% 늘었다.
 
향후 대출 규제가 인터넷은행에까지 확대될 경우 카카오뱅크의 대출 성장성이 악화될 여지가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5대 은행이 대출이 줄이자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 비은행은 규제의 빈틈을 이용해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며 “대출 규제는 기존 대형 은행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인터넷전문은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증권가에선 카카오뱅크의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에 대해 꾸준한 대출 성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는데, 대출 성장이 부진해질 경우 현재의 벨류에이션은 과도하게 느껴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금소법 적용을 인터넷 금융 플랫폼으로 확대한 점도 부담이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온라인투자연계(P2P) 금융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가 카카오페이의 온라인투자연계 서비스가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할 우려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데 따른 결정이다. 이러한 금소법의 적극적 적용은 온라인 금융 플랫폼 회사뿐만 아니라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영 활동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과 금융지주사들의 반등에 일각에선 금융주들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현 주가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높은 침투율과 미래 대출 성장성, 안정적 대손 비용률을 반영하고 있다”며 “높은 대출 성장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출 규제가 고평가된 주가의 조정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고객센터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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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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