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TV 시장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급등했던 TV용 LCD 패널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OLED로의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9일 하나금융투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8월 하반월 LCD TV용 패널 평균가격은 모든 사이즈별 제품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패널 크기별로 32인치는 상반월 대비 11.9% 하락한 74달러를 기록했고 65인치, 55인치와 43인치도 각각 4.4%, 5.6%, 9% 하락했다. 이전까지 하락세를 보이지 않았던 75인치도 2.7% 떨어졌다.
TV용 LCD 패널 가격은 코로나19로 인한 TV 수요 증가로 상승세를 탔었다. 위츠뷰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32인치 패널가격은 83달러, 55인치는 215달러를 기록하며 각각 5년10개월, 5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하지만 하반기 들어 TV시장이 전통적 성수기를 맞았음에도 LCD 패널 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심지어 TV용 LCD 패널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중국은 LCD TV 수출량이 줄었다. 중국 해관총서는 7월 중국 LCD TV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37.9% 감소한 647만대라고 밝혔다. 1~7월의 누계 수출량도 16.4% 하락한 4436만대였다.
이처럼 패널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LCD 패널 시장 호황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주요 시장조사기관들은 오는 2023년에는 LCD에 대한 신규 장비 투자가 전무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CD 패널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AVC Revo는 9월 32인치 LCD 패널 가격이 8달러 하락하고 43인치, 50인치, 55인치는 각각 10달러씩, 65인치와 75인치는 13달러씩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LCD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LCD 사업 철수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수익성 악화로 LCD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는 수요 증가에 LCD 생산을 연장한 상태다.
업계는 OLED로의 세대교체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TV뿐 아니라 스마트폰, 테블릿PC까지 OLED 적용이 늘고 있어 OLED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4분기 대형 패널인 퀀텀닷(QD)-OLED 양산에 들어간다. 초기 생산 물량은 월 3만장이다.
삼성전자(005930)는 내년 초 개최되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2에서 QD-OLED를 적용한 TV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사업장에 3조3000억원을 들여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을 기존 3만장에서 6만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소형 OLE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인 투자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50만대였던 TV용 OLED 패널 생산량을 올해 800만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업계관계자는 "OLED를 적용한 TV와 스마트폰이 증가하면서 LCD에서 OLED로 전환되는 속도 역시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