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은행이 3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수도권 집값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몇 차례에 걸친 기준 금리 인상 후 내년 상반기 금리 영향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1주일 만에 0.4% 상승했다. 수도권은 지난 7월 중순인 7월 19일(0.36%)부터 26일(0.36%), 8월 2일(0.37%), 9일(0.39%), 16일(0.4%), 23일(0.4%), 30일(0.4%) 등 7주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태다.
전국 아파트값도 0.31%로 1주일 전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지방 아파트값도 0.22%로 같은 기간 0.3%포인트 증가했다. 부동산원 통계가 민간 부동산 정보업체 통계보다 다소 보수적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주택 가격 상승세가 절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영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수요층이 선호하는 수도권 지역의 매물이 부족한 것이 더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수도권은 풍부한 유동성,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의 주택 공급 부족, 각종 규제로 인한 재고 주택이 시장에 공급되지 못하는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리며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진형 교수는 "실질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조금 인상된다 해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풍부한 유동성이 산업 경제 및 금융 시장으로 가지 않는다면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움직이게 된다. 때문에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우상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한은이 금리를 0.75%로 높였다지만 여전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반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 4~5%의 수익률을 기대하는데, 이는 기준금리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투자자들이 은행보다는 부동산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금리 인상에 앞서 국내 통화 당국이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려는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까지 1~2차례 정도 금리가 더 상승한다면, 금리 영향이 내년 상반기 정도는 돼야 가시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진단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기준금리가 아직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택 수요층에게 부담을 줄만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서울 및 수도권 현장에서는 근래 집값이 급상승하면서 대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매수에 나서겠다는 수요층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주택 시장에 압박을 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들 수요층의 매수 심리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1주일 만에 0.4% 상승했다. 사진은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 매물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