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강남 3구 등 서울 아파트값 상승 원인이 언론보도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평균가격, 신고가 경신 등의 보도가 나올수록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 가격 형성과 거래 행태에 영향을 미쳐 추격 매수에 나서는 거래 쏠림 현상으로 더 큰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일 국토연구원은 '주택 거래 가격 결정에 대한 행동경제학적 이해'란 주제의 워킹페이퍼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평균가격, 최고가격, 최고가격의 경신 여부, 전체 거래건수, 최고가격 경신 관련 언론의 보도 건수 등이 '기대가격 증가 그룹 비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가격 변화에 대한 기대가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가격 상승 이후 심리적 쏠림이 나타나 더 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택 매수는 거주 공간으로의 가치 외에도 투자자산이란 인식이 포함돼 있어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는 현재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도 설명했다. 때문에 시장의 가격 상승이 기대 가격을 증가시키고, 이것이 다시 시장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비이성적 과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정희 부연구위원은 "서울에서는 최고가격 변화와 '최고가격 경신을 다룬 언론 보도의 증가'가 향후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는 2017년 이후 더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나 최고가격이라는 극단적 거래 행태가 미치는 영향이 전국보다 크며, 그와 관련한 언론 보도 등 정보의 영향 역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서울에서는 기존 최고가격이 최고가격 경신될 때 기대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그룹의 증가 비율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 이미 서울의 아파트 가격을 고점으로 예상하는 행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부동산과 같이 공급이 제한적인 시장에서는 현재 시장의 가격이 시장 전체의 평균 기대가격을 반영하기보다 극단적으로 높은 기대를 갖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가격이 10%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과 10% 하락한다고 예상하는 사람의 비율이 동일하다면 시장 전체의 평균 기대가격은 변하지 않지만, 공급이 제한적인 부동산의 특성으로 인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자 하는 사람부터 거래가 이루어질 경우 시장의 거래가격은 기존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국토연구원은 신고가 등을 다룬 언론보도가 늘어날 수록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도 늘어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