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야당에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중이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 최석규)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의 실체 규명을 위해 관련자를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공수처가 이번 의혹에 대한 수사에 돌입한 것은 첫 고발장이 제출된 지 나흘 만이다.
압수수색 대상은 손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자택과 사무실, 김 의원 의원(국민의힘)의 자택과 의원실 등이다. 다만, 공수처는 김 의원의 경우 주요 사건관계인 신분이라고 설명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지난 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한동훈 법무연수원 부원장, 손준성 인권보호관,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 등 전직 대검찰청 간부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5개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공수처에 제출했다.
공수처는 고발장 제출 이틀 후인 8일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당시 고발인 조사는 기초조사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공수처는 이를 바탕으로 직접 수사 또는 다른 수사기관으로의 이첩을 검토해 왔다.
개혁국민운동본부, 참자유청년연대, 민생경제연구소 등 20개 시민단체도 8일 윤석열 전 총장, 손준성 보호관, 김웅 의원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앞서 뉴스버스는 지난 2일 손 보호관이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지난해 4·15 총선 직전 2차례에 걸쳐 당시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였던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매체가 공개한 고발장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최강욱·황희석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등 총 11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의혹에 대해 손 보호관은 지난 6일 입장문에서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 자료를 김웅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김웅 의원은 8일 기자회견을 열어 "모 매체를 통해 보도된 해당 고발장은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님을 명백히 밝힌다"며 "본건 고발장 등을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이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해명했다.
1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고발 사주' 의혹 관련해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 있는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