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계열사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조달을 서두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316140)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 상당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지난 3월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형태 ESG채권 발행 이후 올 들어 두 번째다. 출범 첫해(2019년) 1조9500억원, 지난해 9000억원 등 공격적이었던 과거 자금조달에 비해선 올해는 기세가 한풀 꺾였다.
KB금융(105560)지주도 지난달 31일 이사회에서 3350억원가량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5월까지 9000억원을 조달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발행에 따라선 1조원을 넘기게 된다. 초저금리로 조달 여건이 나았던 지난해(1조7000억원)보다는 발행액이 적다.
두 금융지주사는 조달목적에 대해 "기타기본자본 확충을 통해 국제결재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로, 조달자금은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공통적으로 밝혔다. 다만 이번 결정은 조달 계획을 밝힌 것으로 발행액 규모, 발행 여부 등은 시장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잇단 신종자본증권 발행 예고는 시장에서 올해 금통위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전망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하락하게 돼 신종자본증권(채권) 금리가 오른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8일 '9월 금융시장 브리프'에서 "11월25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로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악화한다는 가정에서는 인상 시기를 내년 1분기로 내다봤다.
올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우리·KB금융이지만, 비은행 계열사 강화 기조에 따라 여전히 추가적인 자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먼저 우리금융은 82% 달하는 은행 순익 기여도를 낮추기 위해 고심 중이다. 출범 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 중으로, 지난해 우리금융캐피탈과 함께 인수해 올 3월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13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5월에는 우리금융저축은행에 10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쟁사와 비교해 증권, 생명·손해보험 포트폴리오 부재는 여전히 약점으로 지적된다. 자금조달 외에도 이달말로 관측되는 내부등급법 승인 이후에는 자본비율이 개선돼 추가적인 인수합병(M&A) 여력이 커질 전망이다. 여기다 주식열풍이 지속함에 따라 증권사 몸값이 나날이 치솟고 있다는 점은 M&A 움직임을 재촉하고 있다.
지난해 2조3400억원에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을 비롯해 13개 자회사 KB금융은 일단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이번 조달은 선제적 자본 확보로 자회사가 필요할 때 출자를 적극 검토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BIS자본비율도 올 상반기 16.03%로 지난해 말 대비 0.75%p 높아진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선 조달 계획을 변경할 여지가 있다.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예상되면서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조달을 서두른다. 사진은 각 금융지주 본사. 사진/각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