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유통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친환경 활동을 펼치면서 업사이클링 제품도 다양해졌다. 패션·뷰티 기업부터 백화점, 식음료업체, 홈쇼핑 등 유통업계의 자원 재활용 참여에 업사이클링 제품도 의류부터 가방, 운동화, 생활용품과 화장품까지 확대됐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기업들이 폐플라스틱, 폐섬유 등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페트병부터 재고 의류, 폐기 원단, 커피찌꺼기 등은 의류, 에코백, 건축 자재, 화장품 등으로 재탄생된다. 특히 폐페트병의 경우 단일소재로 만들어져 오염도가 낮고 튼튼해 다양한 상품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노스페이스는 페트병 리사이클링 소재를 적용한 'K-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는 제주에서 수거된 페트병을 리사이클링한 원단을 적용한다.
지난 2019년부터 리사이클링 소재의 친환경 제품을 출시해온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연간 1335만개(500ml 환산 기준)의 페트병을 재활용하며 주력 제품의 페트병 재활용 비율을 높여왔다. 플리스 한 품목에서만 3000만개 이상의 페트병을 재활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직원이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농산물 용기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069960)은 업계 최초로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농산물 용기를 도입했다. 재활용한 페트에 새 페트 원료를 감싸 만든 용기로, 전체 농산물에 적용 가능하도록 위생 부분을 개선했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판매중인 농산물의 40%인 14개 품목에 우선 적용하고, 내년까지 100%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환경 친화적 상품을 선보이는 자체브랜드(PB) OOTT(Only One This Time)를 론칭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 인천터미널점을 시작으로 잠실점, 부산본점, 본점 등에 문을 여는 OOTT는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환경 친화 브랜드다. 페트병 재활용 원단이나 리사이클 원단의 '원마일웨어'부터 친환경 원단을 사용한 가방 등을 기획해 출시했다.
한섬(020000)은 벌목된 나무나 재고 의류를 활용해 실내 인테리어 작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아트업(Up)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폐기물에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한 옷걸이, 진열대 등의 작품은 더한섬하우스 부산점에 배치됐다.
홈쇼핑업계도 친환경 캠페인을 통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늘리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폐페트병 약 4만개를 수거해 친환경 가방을 만들어 판매했고, GS샵은 의류 제품에 사용되는 부직포 커버를 업사이클링해 에코백으로 제작했다. 연간 폐기되는 부직포 의류커버가 31만장에 달하는데 에코백 제작으로 폐기량을 20% 가량 줄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롯데홈쇼핑은 환경재단, 사회적기업 세진플러스와 손잡고 '폐섬유 업사이클링 친환경 사업'을 본격화한다. 버려지는 의류와 원단 등 섬유 폐기물을 가공한 '섬유패널'을 건축 자재, 소품 등으로 재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화장품도 나온다. LG생활건강은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도시광부'와 함께 폐기되는 커피찌꺼기 '커피박'을 활용한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의 자회사 해태htb에서 커피 음료 제조 후 발생하는 커피박을 도시광부가 고품질 활성탄으로 만들고, 이는 소취제, 피지흡착제 등의 원료로 재활용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원 순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높아졌고 업계 전반에서 탈플라스틱 운동 등 플라스틱 줄이기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방법을 고민중"이라며 "업사이클링 제품 범위를 늘리기 위해 친환경 브랜드, 관련 스타트업 등과의 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이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도시광부'와 손잡고 커피찌꺼기 '커피박'을 활용한 화장품, 생활용품을 선보인다. 사진/LG생활건강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