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 새 폴더블폰 라인업이 앱 3개를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태스킹(다중작업) 최적화에 방점을 찍자 애플이 경쟁사 대비 작업 속도가 50% 더 빨라진 아이폰13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애플은 15일 기본모델인 '아이폰13'을 비롯해 '아이폰13 미니', '아이폰13 프로', '아이폰13 프로 맥스' 등 총 4가지 모델로 구성된 아이폰13 시리즈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폴더블폰 라인업인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를 내놓은 지 한 달 만에 양사의 본격적인 맞대결이 시작됐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A15 바이오닉' 칩이 들어갔는데 이 안에는 5나노미터(㎚) 기술에 150억개에 달하는 트랜지스터, 6코어 중앙처리장치(CPU), 4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됐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모든 CPU 중 가장 빠르며 부담이 큰 작업들도 매끄럽고 효율적으로 처리한다는 설명이다. GPU의 경우 고사양 그래픽 게임에서도 보다 실감나는 시각 효과와 조명 효과를 구현해낸다.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프. 그래픽/구선정 디자이너
특히 '경쟁사'라는 이름을 빌리기는 했으나 "신규 6코어 CPU는 경쟁 제품 대비 최대 50% 빠르며 새로운 4코어 GPU는 경쟁 제품 대비 최대 30%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며 삼성전자를 저격했다.
A15 바이오닉 탑재로 인해 배터리 기능도 대폭 향상됐다. 아이폰13의 사용시간은 전작 아이폰12 대비 하루 최대 2시간30분 연장됐고 미니는 전작 대비 1시간30분 더 늘었다.
동영상 촬영 시 이번에 '시네마틱 모드'가 새롭게 들어갔는데 자동 초점 변경을 적용한 아름다운 심도 효과를 바탕으로 사람, 반려동물, 물체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새 와이드 카메라는 더 커진 픽셀과 센서 시프트 광학 이미지 흔들림 보정(OIS)으로 향상된 저조도 사진과 동영상 촬영 성능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출시 소식에 삼성전자도 '디스전'으로 맞섰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공식 트위터 계정인 '삼성 모바일 US'는 아이폰13 출시 이후 "우리는 이미 주사율 120Hz가 적용된 지 꽤 됐는데"라는 트윗을 올렸다. 애플이 이번에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120헤르츠(Hz)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을 겨낭한 것이다. 또 "반으로 접혔으면 더 멋있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새 스마트폰 라인업과 달리 폴더블폰이 아닌 아이폰13 시리즈를 비꼬았다.
삼성이 내놓은 Z폴드3는 폴더블폰 만의 다양한 기능은 물론 폴더블폰 최초 'S펜'을 지원해 최적화한 멀티태스킹 경험을 제공한다. '플렉스 모드 패널'을 통해 '플렉스 모드'가 최적화되지 않은 앱도 폴더블폰을 원하는 각도로 세우면 화면 상하단으로 표시해줘 강력한 멀티태스킹 경험을 느낄 수 있다.
최대 3개 앱까지 화면을 분할해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멀티 액티브 윈도우'로 모든 앱을 분할 화면이나 팝업으로 실행할 수 있다. 노트북의 작업 표시줄처럼 '테스크바'를 화면에 고정할 수 있게 돼 즐겨 사용 하는 앱을 더욱 빨리 실행하고 홈 화면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여러 앱 간 이동이 편리해졌다.
Z플립은 전작 대비 4배 커진 커버 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특징이다. 스마트폰을 열지 않아도 최대 8줄까지 알림이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카메라 기능도 대폭 확대해 플렉스 모드를 활용하면 두 손이 자유로워 더 멋진 셀피 촬영이 가능하다.
시장 반응은 고무적이다. 특히 그간 0%의 점유율에 머물던 중국 시장에서 Z폴드3와 Z플립3 예약 대기자만 100만명이 몰리는 등 예상치 못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삼성 갤럭시 Z 폴드3 팬텀 블랙. 사진/삼성전자
이날 양사가 서로에 대한 저격을 서슴지 않으며 주도권 싸움에 들어간 것은 그만큼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19%)다. 2위 샤오미(17%), 3위 애플(14%), 4위 오포(10%), 5위 비보(10%) 등 상위 5걸에 포함된 업체 간 점유율 차이는 근소하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스마트폰 영역에서 업체 간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업체 입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새로운 폼팩터와 기능 등을 내세우는 것도 결국 '새로움'을 원하는 소비자를 잡기 위한 시도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