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탄소 중립의 핵심 기술인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관련 사업 확장에 나선다. 한국석유공사와 협력해 CCS 실증 모델을 개발하고 향후 사업 확장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17일 SK이노는 전날 종로구 소재 SK서린빌딩에서 한국석유공사와 탄소 문제 해결의 핵심 분야인 CCS 사업과 관련해 정부가 추진하는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중규모 CCS 통합실증 모델 개발' 다부처 국책과제 수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SK서린빌딩에서 개최된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과 관련해 정부가 추진하는 다부처 국책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왼쪽부터)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양사는 협력을 통해 동해가스전 CCS 실증모델 개발과 향후 CCS 분야 사업 확장을 위한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하게 된다. 업무협약 체결 직후부터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동해가스전 CCS 실증사업의 최적 모델 도출 △CCS 사업 확장을 위한 기술·사업성 검토를 진행한다. 연구결과를 기초로 양사의 협력관계를 점차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오는 2030년까지 매년 104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활용·저장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 중 640만톤은 이산화탄소 활용이고, 400만톤은 지중 저장을 통해 처리할 예정이다. 지중 저장은 산업체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파이프를 통해 땅 속 공간에 주입·저장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천연가스 생산이 곧 종료되는 석유공사 동해가스전을 활용해 오는 2025년부터 이산화탄소 지중 저장을 개시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정부는 이번 실증 사업의 개념 설계를 위한 연구과제를 지원하며, 연구과제에서 석유공사는 저장 부문을 담당한다. SK이노는 포집 부문의 기술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20년간 동해가스전 운영관리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을 활용해 이번 지중 사업 중 이산화탄소 저장 부문을 수행한다. 석유공사는 가스를 생산하고 비어있는 동해가스전 지하공간에 2025년부터 연간 40만톤씩 30년간 총 12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할 예정이다.
또 이산화탄소 포집 부문을 맡게 된 SK이노와 자회사 SK에너지는 울산지역 산업시설을 대상으로 최적의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SK에너지는 포집 기술을 울산 산업단지 내 수소 플랜트에 적용해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예정으로, 향후 산업단지 내 주요 이산화탄소 발생 공정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전날 자리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준 총괄사장은 “한국 내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데 필수적인 CCS 사업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산화탄소 포집부터 액화 수송, 저장 등 전 밸류체인에서 다양한 기술의 개발과 사업 경험이 필수”라며 “이번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SK이노베이션은 한국석유공사와 다양한 탄소 중립 관련 협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섭 사장은 “공사는 그간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지중 저장 사업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국가 탄소 발생 저감에 실질적인 기여를 해낼 것”이라며 “부유식 해상풍력사업, 암모니아 사업과 함께 이산화탄소 저장사업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CCS 기술은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확산하기 전에 이를 포집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산업 특성상 탄소 배출 저감이 어려운 부문에서 탄소 발생을 감축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속가능 개발 시나리오(SDS) 측면에서 오는 2070년경에는 CCS의 누적 탄소 감축량 기여도가 15%에 이를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이산화탄소 1톤 포집시 드는 비용은 60달러(한화 7만원) 수준으로, 당장 경제성 부족으로 설치 사례가 적지만 지난해부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