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최기철 기자] 경기 성남 분당동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인 이른바 '화천대유(화천대유자산관리) 의혹'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 일각에서는 서울중앙지검이 이르면 23일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지만 수사 본령은 수원지검에서 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재명 경지지사 측이 지난 19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윤창현, 장기표 의원 등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조만간 배당할 예정이다.
그러나 변수가 예상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의혹을 '게이트'로 규정하고 특검, 국정조사를 여당에 요구하는 한편 업무상 배임에 의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 위반 혐의로 이 후보 등 의혹 관련자들을 23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이 받은 고발장은 대선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관할이 있다. 이 후보 측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한 이유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경법 위반 사건은 관할권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의혹의 규모를 고려할 때 성남지청 보다는 수원지검에서 직접 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만 보더라도 국민의힘 측 주장이 허위사실인지 여부를 살피기 위해서는 먼저 '화천대유 의혹'의 실체 여부를 따져야 한다. 결국은 '화천대유'와 그 자회사격인 '천화동인'을 비롯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결국 관할청인 수원지검에서 먼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한 고위 검찰 간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 고발건과 국민의힘 고발 예정 건 모두 '화천대유 의혹' 규명이 선결 과제"라며 "수사 대상의 특성과 관할 문제가 있는데 서울중앙지검에서 곧바로 선거법 위반 여부를 수사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했다.
대검찰청의 한 고위 관계자도 "(국민의힘 측에서) 고발장이 접수된다면 내용을 먼저 파악한 뒤 협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역시 "선거법위반은 통상 공공2부에서 수사하는데, 배당이 이루어져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배당 시기와 관련해서는 검찰 관계자들 모두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 고발장 접수 1~2일 내에 배당되지만 이번 '화천대유 의혹' 수사 배당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국민의힘 측 고발장이 접수되더라도 서울중앙지검에서 최종적으로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나 특경법상 배임 여부 모두 '화천대유 의혹'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의혹의 중요성과 규모, 수사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김오수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는 쪽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에도 이번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의 선결 과제를 감안할 때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를 맡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 보다는 부패범죄 수사부서인 반부패수사부에 배당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서울중앙지검에는 반부패부수사1부와 2부가 있다. 수원지검에는 반부패수사부가 없다. 형사6부가 공직·기업범죄 전담 수사를 맡고 있다.
23일 시민 단체인 부동산적폐청산시민행동이 이 후보를 특경법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할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공수처가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공수처법상 수사대상에는 전·현직 도지사도 포함돼 수사권이 있다. 그러나 공수처는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 검사 절반 이상이 투입돼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경찰도 화천대유 의혹 사건의 사실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최근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 등을 불러 자금 흐름에 대한 입건 전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4월 이 대표 등의 2019년 금융거래에 수상한 자금 흐름이 감지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경찰청에 전달했다. 공문을 받은 경찰청은 이를 서울경찰청에 하달했고, 서울경찰청은 사건을 용산경찰서에 배당했다.
국민의힘 김기현(가운데)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 특혜의혹 관련 긴급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최기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