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후보가 호남권 경선에서도 승리하며 사실상 본선 직행을 확정짓자 나머지 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낙담한 이낙연 후보는 전남·광주 1위를 기반으로 희망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추미애 후보는 개혁적 후보론으로 선명성을 강조했다. 박용진 후보는 민주개혁세력 규합을 본선 승리 전략으로 제시했다. 반면 김두관 후보는 중도 사퇴 후 '이재명 지지'를 선언했다.
26일 오후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전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전북권 전체 투표자 4만838명(전국대의원+권리당원+유전전화 신청 선거인단) 가운데 2만2766표를 획득, 54.55%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이낙연 후보로 38.48% 득표에 그쳤다. 이어 추미애 후보 5.21%, 박용진 후보 1.25%, 김두관 후보 0.51% 순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후보는 앞서 25일 펼쳐진 광주·전남 경선에선 46.95%를 얻어 2위에 그쳤으나, 이날 전북 경선 승리로 호남에서 총 50.13%의 과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낙연 후보의 정치적 근거지인 호남권에서도 대세론을 이어가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다. 이재명 후보는 6회차 누적 득표율에서도 53.01%를 획득, 결선투표 가능성을 사실상 지웠다.
이에 2위 이낙연 후보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낙연 후보는 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북 도민과 지지해주신 당원들께 감사드린다"면서 "남은 경선에서 계속 노력하고,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후보는 개혁 후보론을 강조, 경선 완주를 통해 개혁의 필요성을 국민께 일깨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추 후보는 '윤석열 검찰 고발사주 의혹'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겨냥하면서 "정치검찰과 대장동 카르텔은 우리 사회가 계속 개혁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고, '추미애가 옳았다'는 것을 알려줬다"면서 "카르텔을 끊을 적임자가 필요하고, 촛불개혁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후보는 개혁의 필요성과 그간 고충을 설명하면서 취재진에게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용진 후보는 민주당의 본선 승리를 위해서는 흩어졌던 민주개혁 세력을 규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본선 승리가 만만치 않은데, 민주개혁진영을 대통합하고 민주당에 복당이 필요한 사람은 복당시켜야 한다"면서 "이런 말을 하는 건 민주당 내부적으로 욕을 먹겠지만 그 욕을 내가 부담하겠다"고 했다. 이어 "선거는 힘을 합쳐야 승리할 수 있고, 그간 감정싸움과 대립으로 흩어진 사람들도 있지만 대통합의 다리를 놔서 기회를 다시 주고, 그래야 원팀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지금까지 여섯 번의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00.68%를 기록, 최하위에 머무른 김두관 후보는 후보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김 후보는 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간 저에 대한 성원과 지지에 감사하다"며 "산적한 과제가 많은데 적임자는 이재명 후보다. 이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26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북지역 경선에서 이재명·김두관·이낙연·박용진·추미애 후보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북=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