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독일 연방의회 분데스타크(Bundestag) 총선 결과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SPD)이 초접전 끝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27일(현지시간)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독일 선거관리위원회는 299개 선거구 개표 결과 사민당이 25.9%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24.1%를 득표하면서 16년 만에 정권을 내주게 됐다. 녹색당은 14.8%, 자유민주당(FDP)은 11.5%를 얻었다. 극우 독일을위한대안(AfD)는 10.3%를 득표했다. 극좌 링케는 4.9%에 그쳤다.
의석수로 환산하면 사민당 의석은 209석으로 지금보다 56석 늘었다. 기민련은 196석으로 50석이 줄었다. 녹색당은 51석이 늘어난 118석, 자유민주당은 13석 늘어난 93석, 독일을 위한 대안은 10석 감소한 84석, 링케는 29석 감소한 40석을 차지했다. 지역 정당인 남슐레스비히유권자연합(SSW)은 1949년 독일연방공화국 수립 이후 처음으로 1석을 얻었다.
26일(현지시간) 올라프 슐츠 독일 사회민주당(SPD) 대표가 베를린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인 올라프 숄츠 사민당 대표는 "독일을 위해 훌륭하고 실용적인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분명한 권한을 얻었다"며 자축했다.
역대 최악의 결과표를 받은 기민련의 아르민 라셰트 대표는 "바람직하지 않은 표 손실"이라고 말했다. 기민련의 역대 최저 득표율은 1949년 31%였다.
각 당이 연정 구성 파트너 찾기에 나서면서 새 정부 출범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차기 총리가 정해질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녹색당·자민당은 사민당과 기민련 모두와 협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전통적으로 녹색당은 사민당과, 자민당은 기민련과 협력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모든 정당에 협상을 열어둘 것을 암시했다.
사민당과 기민련이 '대연정'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라셰트 대표는 "누가 1위가 됐든, 모든 이들이 대연정은 유망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겐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고 선 그은 바 있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