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서울교통공사, 연말까지 빚 못 갚으면 파산 위기"

"채무지불 유예사태로 채권단 경영개입 가능성"
"임금·대금연체에 채권상환 몰리면 결정적 위기"

입력 : 2021-09-28 오후 3:32:37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올해 12월15일 만기로 상환해야 할 기업어음(CP) 72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지불 유예(모라토리엄), 최악의 경우 파산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도시철도 지속가능경영 정책포럼'의 주제발표자로 나선 고홍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현재 정상적 경영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재정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며 "모라토리엄이 현실화되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로 인해 채권단에서 경영에 관여할 경우 직원들의 급여나 협력업체 대금 지급이 어려워질 수 있는 사태를 우려했다. 금융권에서도 공사채 만기 기간과 별도로 한꺼번에 채권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고 교수는 경고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17~2019년까지 당기순손실 금액이 매년 5000억원 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승객 유입이 대폭 감소하며 작년 기준 당기순손실은 1조1137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손실은 1조6000억원으로 예상됐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장기화로 이보다 더 늘어난 1조7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 5000억원 대 공사채 발행에 이어 하반기에도 7000억 원대 공사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자금 부족 위기를 간신히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공사채 발행은 행정안전부에서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다. 부족자금은 대부분이 운영손실분인데, 행정안전부의 공사채 발행기준에 따르면 운영손실분에 대한 공사채 발행은 불가하다.
 
이에 고 교수는 공사 재정적자 해소 및 지하철 운영중지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특별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송에 필요한 원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낮은 운임,  정부의 공익서비스 수송비용 책임전가도 도시철도 붕괴 위기를 불러왔다는 의견이다.
 
서울 지하철 기본운임은 지난 2015년 1050원에서 1250원으로 200원 인상된 이후 6년 동안 동결된 상태다. 여기에 노인·장애인·국가유공자 등 법정 무임승차 승객을 고려하면 승객 1인에게 수취한 평균 운임은 더욱 낮아진다. 작년 1인당 평균 운임은 954원에 불과했다. 반면 승객 1명을 수송하는 데 필요한 비용인 수송원가는 작년 1인당 2067원이었다.
 
누적되고 있는 '법정 무임수송 손실금'도 도시철도 재정위기를 부추긴다는 평가다. 서울의 5년간 연평균 당기순손실은 6299억원이다. 이 중 무임수송으로 인한 손실금이 연평균 3368억원으로 적자폭의 53.5%를 차지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운영기관을 위한 입법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눈에 띄는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무임수송 등을 포함한 도시철도 공익서비스비용(PSO) 지원을 위한 관련 법안이 작년 11월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소위 심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획재정부의 재심사 요청으로 의결이 보류돼 현재는 다시 계류 중이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 코로나19로 도시철도는 "파산 위기로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35여년 전 복지 정책 도입 당시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5% 미만으로 무임수송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7%가 넘는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도시철도는 개통 이래 언제나 시민의 발로써 소임을 다해 왔으나 비정상적인 운임구조 및 고령화로 인한 무임수송 손실 부담 등 구조적 문제에 더해 코로나19로 유임승객이 대폭 감소하면서 파산 위기라는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라며 "대한민국 도시철도, 최고의 수준이다. 이를 지속가능하게 해 줄 책임있는 정책이 뒷바침 돼야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지난 4월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열린 지하철 재정난·무임수송 국비보전 호소 이벤트에서 공사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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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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