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캠핑·차박 등이 인기를 끌면서 미니밴이 2015년 이후 6년만에 연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4일
현대차(005380)·
기아(000270)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산 미니밴은 8만6344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39.2% 늘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2015년을 마지막으로 10만대를 돌파했던 미니밴 판매량이 6년 만에 10만대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에서 미니밴은 2000년대 중반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밀리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5년 3세대 카니발 출시로 다시 활기를 찾았지만 소형 SUV와 대형 SUV가 자동차 시장에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동력을 잃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차박, 오토캠핑 등 자동차를 활용한 레저 활동이 늘어난데다 새로운 미니밴 모델들이 추가되면서 반전을 맞았다.
국산 미니밴 시장에선 기아 카니발이 독보적이다. 올해 6만974대가 팔려 미니밴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지난해 8월 출시된 4세대 카니발은 1년 만에 누적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다.
기아 4세대 카니발. 사진/기아
1998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카니발은 기아를 대표하는 모델 중 하나다. 올해 누적 판매 대수는 기아 전 차종 가운데 1위다.
4세대 카니발은 전형적 미니밴에서 벗어나 대형 SUV에 한 걸음 다가선 것이 특징이다. 전장·전폭·전고가 5155·1995·1740㎜로 볼륨감을 갖췄고 사이드 캐릭터 라인, 범퍼, 휠 아치 등 외장 디자인을 통해 SUV와 같은 단단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실내 공간은 휠베이스가 3090㎜로 국산 SUV 중 가장 큰 제네시스 GV80(2955㎜) 보다 길다. 차박, 캠핑 등을 즐길 때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SUV의 장점을 가져온 셈이다. 특히 지난 7월 출시된 연식변경 모델은 '아웃도어' 트림을 추가해 차박 트렌드를 반영했다.
현대차가 지난 4월 선보인 미니밴 스타리아도 카니발을 위협하고 있다. 스타리아는 올해 1만8178대가 팔리며 카니발과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9월 판매량만 보면 스타리아는 2903대가 팔려 3437대인 카니발과의 격차가 500여 대에 불과하다.
현대 스타리아. 사진/현대차
스타리아는 스타렉스의 후속 모델로 '짐차'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명칭을 바꾸고 차량 분류 역시 상용차에서 미니밴으로 변경했다. 기존 미니밴과 달리 우주선을 닮은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과 넓은 실내 공간이 특징이다. 스타리아는 지난 7월 태국에 진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완성도 높은 카니발 4세대 모델이 나오면서 국산 미니밴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며 "수입 미니밴과 더불어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수입 미니밴 시장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올해 1~8월 수입 미니밴 판매량은 1183대로 지난해 588대를 이미 넘어섰다. 수입 미니밴은 토요타 '시에나', 혼다 '오딧세이',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등 세 가지다.
토요타의 경우 올해 시에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다. 하이브리드 미니밴은 국내 시장에서 처음이다. 오딧세이도 올해 5세대 부분 변경 모델과 연식 변경 모델을 통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