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올해 국정감사 최대 화두로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문제가 떠오른 가운데,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이 관련 규제 도입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말 열린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보인 '규제 신중론'을 고수한 것이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1년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플랫폼의 긍정적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규제는 구조적인 조치인 만큼 도입 여부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플랫폼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질의에 반론을 펼쳤다.
과방위 의원들은 임 장관을 향해 대형 플랫폼 독점 문제를 거론하며 플랫폼 규제 법안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데 피해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생계 위험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플랫폼의 시장 독점을 방지해야 하는데 대책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미국의 상원에서 발의된 플랫폼 독점 종식법과 유럽의 빅테크 기업 규제법 등을 언급하며 "(우리나라도) 독과점 피해 방지를 위해 과기정통부가 적극적으로 구조적 조치를 도입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도 "우리 IT기업이 소수에 독점되면 혁신이 정체되고 과거 제조업에서 벌어진 재벌 중심 경제 구조 폐해가 가장 혁신적이어야할 IT에서도 재현된다"며 "제2, 3의 네이버·카카오를 만드는 일이 과기정통부가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임 장관은 플랫폼 기업이 글로벌 경쟁 속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기업의 시장을 국내로 한정해서 단순 독점 사업자로 취급한다면 이들의 혁신과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임 장관은 "만약 우리 기업에 규제를 적용했는데 국제 무역 협정상 외국 기업에는 적용하지 못한다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만 낮추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규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