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올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도 5G는 의원들의 질타를 피하지 못했다. 서비스 상용화 이후 3년째다. 비싼 5G 가격과 품질 불만은 매년 해결하지 못한 해묵은 과제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LTE보다 20배 빠른 5G라고 국민에게 홍보했는데 5G 도입 후 통신사 만족도가 계속 하락했다"며 "기초적인 망 구축이 되기 전에 통신사는 물론 장관과 대통령까지 나서서 과대광고를 해 기대감을 높인 탓"이라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5G 서비스 요금이 비싸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최저 요금 자체가 4G는 3만3000원으로 5G와 1만2000원 차이나는데 서비스는 거의 같다"며 "휴대폰을 바꿀 시기가 돼 대리점에서 5G 이용가능 기종을 구매하면 5G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자급제를 이용하지 않으면 강제로 5G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지적한 바 있다.
전 의원은 30% 저렴한 온라인 요금제도 실효가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요금제는 제약이 많아 국민들이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온라인 요금제 가입자는 전체 통신 서비스 가입자의 0.11%에 그쳤다.
전 의원은 "이 요금제를 가입하려고 보니 공시지원금 불가, 선택약정 불가, 가족할인 불가로 불가가 세개나 된다"며 "5G든 4G든 현재 별 차이도 없는데 허울 좋은 온라인 요금제로 특별하게 잘해주는 척하지 말라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이 "통신사와 논의해보겠다"고 답하자 전혜숙 의원은 "지난 국감 때도 이야기했으니 오늘은 답(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며 "아직도 의논해야 한다고만 하면 말이 안 된다"고 질책했다.
의원들은 5G 통신 요금 체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데이터 구간별로 요금을 책정하는 '정액제'가 아닌, 쓴 만큼 내는 '정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전기나 수도 요금은 쓴 만큼 내는데 통신만 왜 구간 정액제를 해서 다 쓰지 않은 데이터 요금도 통신사가 거두게 하느냐"며 "정액을 정률로 바꾸거나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도 DIY 요금체계를 도입해 사용자가 쓸만큼 자율적으로 요금제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양 의원은 "과기정통부 실무자와 공동으로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DIY 요금체계를 도입하면 한 달 최소 1만5000원에서 3만2000원까지 아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요금 결정권이 소비자에게 돌아가면 통신 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5G 속도나 커버리지 등 품질 불만 역시 해결이 시급한 문제로 꼽혔다. 전혜숙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매년 발표하는 품질평가에서 다운로드 속도가 209.48Mbps라고 하는데, 한 수도권 중소도시 거주자의 거주지에서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8.85Mbps 수준이 나온다"며 정부 조사와 현실의 괴리를 지적했다.
의원들은 5G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통사의 설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5G 28㎓의 경우 전국에 약 161대의 기지국만 설치된 상태다. 이는 이통3사(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가 정부로부터 구축 의무를 부여받은 4만5000개 기지국의 0.35% 수준이다. 이통3사는 연말까지 이 의무 구축을 완료해야 한다.
정부는 5G 최대 속도가 20Gbps까지 나온다고 홍보했지만, 현재 5G 서비스의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1Gbps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이 최대 속도도 28㎓가 돼야 하고, 3.5㎓에서는 이론상 2.4Gbps까지밖에 안 나온다"고 지적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