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울=뉴스토마토 최병호, 장윤서 기자]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대선주자 자리를 예약했다. 3일 인천 경선과 2차 슈퍼위크 결과를 포함한 9회차 경선에서 누적득표율 54.90%를 확보, 이낙연 후보(34.33%)와의 격차를 20%포인트 이상 벌렸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도 불구, 이 후보의 개혁성과 본선 경쟁력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평가다. 오는 9일(경기)과 10일(서울 및 3차 슈퍼위크) 투표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된다.
민주당은 이날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전체 투표자 1만4477명(전국대의원+권리당원+유전전화 신청 선거인단) 중 7800표를 확보, 53.88%의 득표율로 1위를 했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후보는 약 50만명 표심이 달린 2차 슈퍼위크 결과(투표자 29만6114명)에서도 17만2237표(58.17%)를 얻어 과반 승리했다. 당심에 이어 민심까지 이재명 후보 손을 들어줬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까지 전체 선거인단 3분의 2 표심이 공개된 가운데 과반 독주를 유지했다.
2위 이낙연 후보는 인천 경선에서 5132표(35.45%), 2차 슈퍼워크에서는 9만9140표(33.48%)를 얻는 데 그쳐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9회차 경선 누적득표율은 34.33%(34만1076표)로,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는 20.57%포인트다. 이낙연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 휩싸인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안전한 후보론'을 내걸며 막판 대역전을 노렸지만 이변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기대했던 결선투표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까지 진행된 9회차 경선 가운데 단 한 번(광주·전남)을 제외하고는 모두 과반 1위를 달성했다. 대장동 의혹에도 불구하고 당심과 민심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극친문 진영으로 구성된 반이재명 전선 또한 후보들 난립 등으로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보여준 과감한 결단과 실천력에, 선명성까지 더해진 결과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했으며 여기에 쏠림현상까지 더해지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특히 대장동 의혹의 키맨이자 측근인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긴급 체포된 상황에서도 이를 토건세력과 법조 카르텔, 국민의힘 게이트로 모는가 하면 개발이익 공공 환수라는 되치기로 받아치는 등 특유의 전투력을 발휘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도 "국민의힘이 연일 가짜뉴스로 '이재명 죽이기'를 시도하지만,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면서 "이번 대선은 부패 기득권 세력과의 최후대첩이며, 저 이재명에게 기회를 주시면 '개발이익 완전 국민환수제'를 도입해서 '불로소득 공화국'을 타파하겠다"고 호소했다. 또 "부동산투기 없고 집값으로 더는 고통받지 않는 나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선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천 경선 결과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부패 세력들의 헛된 공작과 가짜뉴스에도 불구하고 격려를 해주시고, 더 치열하게 싸우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이해한다"면서 "대장동 사태는 저의 청렴함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증명하고 있다고 봤기 때문에 오히려 득표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른 정치로 바른 세상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민주당 인천 순회 합동연설 및 2차 슈퍼위크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서울=최병호, 장윤서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