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오는 12일 예고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8월 한은이 33개월 만에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한 만큼, 10월 금통위 회의에서는 한 차례 쉬어갈 수 있다는 견해에 무게가 실린다. 가계부채·부동산 폭증 문제의 심각성을 들어 이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5일 한은에 따르면 이달 12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현재 0.75%인 기준금리를 유지할지, 높일지에 대해 논의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시기의 문제일 뿐 오는 12일이나 내달 25일 중 적어도 한 번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지난 8월 단행한 금리 인상이 한 템포 빨랐던 만큼, 이달보다는 내달 더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금통위가 통화정책 기조의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이 같은 인상론에 힘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26일 열린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를 뺀 금통위원 5명 중 4명이 금리 인상에 동의했고, 이들 상당수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로지 주상영 위원만 동결 소수 의견을 냈다.
재정 당국이 금융불균형에 대해 심상치 않게 바라보는 점도 연내 금리 인상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지난달 3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주열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함께 연 거시경제금융회의서 "그동안 누적된 금융불균형에 따른 부작용 완화 방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 당국이 여러 차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는데, 이제 기회는 이달과 11월 두 차례밖에 없다. 두 번 중에 한 번은 인상에 나서지 않을까 싶다"며 "국내총생산(GDP) 갭,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외환시장 불안 등 복합적 경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금융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금리가 인상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지난 8월 금리 인상이 한 타이밍 빠르게 이뤄진 만큼, 두 차례 연속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조금 낮아 보인다. 다음 달 정도에 금리가 인상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이 무리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여전히 실물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있고, 금리 인상의 주요 목적인 주택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고스란히 저소득층이나 취약층으로 전달될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경우 금리 인상 문제에 대해 오랜 시일에 거쳐 시장에 시그널을 보낸다. 충분히 시장이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통화 정책을 다소 급하게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점진적인 금리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연내, 아니면 늦어도 내년 1~2월 안에는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여러 차례 금리가 대폭 인상되지 않는 이상 현재 부동산 시장 급등세가 진정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5일 한은에 따르면 이달 12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현재 0.75%인 기준금리를 유지할지, 높일지에 대해 논의한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모습. 사진/한국은행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