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에도 현재의 통화정책 상황이 여전히 완화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추후 기준금리 인상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영경 위원은 29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의 중회의실에서 열린 '한국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과제' 강연에서 "앞으로 거시경제와 금융상황을 균형적으로 보면서 추가인상의 시점과 속도를 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추후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서 위원은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도출한 국고채 3년 금리 기준 실질 장기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에 기반한 실질 장기금리도 금년 들어 마이너스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자금조달금리가 여전히 낮은 데다, 전세 및 주택 공급물량 부족 등에 따른 주택가격상승 기대심리가 가세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2분기 실물경제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잠재수준(2% 초반)을 상회할 전망이며, 국내총생산(GDP) 갭은 내년 상반기에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의 금융불균형 정도는 심한 것으로 판단된다. 소폭의 금리인상으로 금융불균형을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으나 통화정책 기조변화의 신호역할을 통해 경제주체들의 위험추구 행위 및 레버리지 투자와 자산가격 급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자금 조달 금리가 여전히 낮은 데다 전세와 주택 공급 물량 부족 등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가세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위원은 통화 정책 운용 시 주택 소유자가 집을 빌려줬을 때 받을 수 있는 임대료인 주택가격 반영을 고려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주요국과 달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에 자가주거비가 포함돼 있지 않아 체감물가와의 괴리가 지속되고 있으므로 중기적으로 주거비 반영도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금융불균형 상황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서영경 위원은 "지금과 같이 자산가격 상승이 신용팽창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경우,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를 하회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9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의 중회의실에서 열린 '한국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과제' 강연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