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용달차'라는 인식이 강했던 픽업트럭이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르며 위상이 달라졌다. 캠핑, 차박 인구가 증가하면서 넓은 적재공간을 갖추면서도 험로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픽업트럭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9월 리얼 뉴 콜로라도는 총 758대가 판매돼 KAIDA 집계 이후 최초로 전체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올랐다. 픽업트럭 모델로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부분변경을 거친 콜로라도는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kgf.m를 발휘하는 고성능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했음에도 3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과 100년 이상 픽업트럭을 만들어 온 쉐보레의 노하우로 캠핑 및 레저 마니아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콜로라도는 올해 9월까지 총 3318대가 팔리며 지난해 연간 판매량(5227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쉐보레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수입브랜드를 중심으로 정통성을 갖춘 픽업트럭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향후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 사진/쉐보레
실제 글로벌 픽업트럭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국내에 잇따라 신차를 내놓고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럭셔리 픽업트럭의 대명사로 꼽히는 GMC의 픽업트럭 '시에라'는 내년 초 국내 출시가 유력하다. 시에라는 미국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13만8411대가 팔렸다. 시에라의 최대출력은 407마력에 달한다.
포드코리아는 지난 4월 픽업트럭 '레인저'를 선보였다. 레인저는 전 세계 130개국에서 혹독한 기후와 지형 테스트를 거친 모델로 포드코리아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픽업트럭이다. 일반도로와 험로 모두에서 안정적 주행이 가능한 '와일드트랙'과 탁월한 험로 주파 능력을 갖춘 '랩터' 등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두 모델 모두 2.0ℓ 바이터보 디젤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바이터보 디젤 엔진은 고성능 엔진으로 최고출력 213마력과 최대 토크 51.0kgf.m로 힘이 뛰어나다. 레인저의 9월 판매량은 163대로 전월 대비 288.1% 증가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프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신형 픽업트럽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사전계약 당시 2주 만에 인도 가능 물량 300대가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 글래디에이터에는 3.6ℓ 팬타스타 V-6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며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7kgf.m의 힘을 발휘한다.
쌍용자동차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사진/쌍용자동차
이에 맞서 국산 유일의 픽업트럭인
쌍용차(003620) '렉스턴 스포츠'는 올해 총 1만7798대가 판매되며 국내 픽업트럭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수입차 대비 낮은 가격대와 디젤 엔진의 경제성이 강점이다. 수입 경쟁 모델들이 약 3800만~7000만원대의 가격대를 형성한 반면 렉스턴 스포츠는 2439만원부터 시작한다.
파워트레인은 e-XDi220 LET 디젤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가며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0.8kgf·m의 성능을 낸다.
픽업트럭은 세제혜택도 장점이다. 픽업트럭은 국내에서 화물차로 분류돼 자동차세가 연간 3만원이 채 안 된다. 콜로라도의 경우 2만8500원에 불과하다. 개별소비세가 면제되고 취등록세도 차량 가격의 5%로 일반 승용차(7%) 보다 낮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픽업트럭 판매량은 2만2921대로 이중 렉스턴 스포츠가 약 78%를 차지한다. 포드코리아, 쉐보레 등 수입차 업체들이 신형 픽업트럭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다 레저 활동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