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라거. 사진/어메이징브루어리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진라거가 출시 2주 만에 판매량 70만캔이 팔려나가며 국내 수제 맥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탄생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진라거는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와
오뚜기(007310) 협업으로 탄생하게 됐다. 이색 맥주의 화제성보다 맥주의 본질인 맛에 충실하자는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와 오뚜기의 니즈가 맞아 떨어지면서 기획됐다.
어메이징에 따르면 이 두 업체의 인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부터 오뚜기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해오던 어메이징은 2019년 오뚜기와 본격적으로 맥주를 만든다. 2019년은 오뚜기 창립 50주년이다.
당시 어메이징은 오뚜기의 대표 제품인 오뚜기 캐챂과 카레 제품에 들어가는 강황과 큐민을 활용해 오뚜기 토마토 맥주, 카레 맥주를 내놓는다. 오뚜기는 이 제품을 직원들에게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나눠줬다. 이 과정에서 오뚜기와 식재료를 활용해 맥주를 만들어 보자는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는 게 어메이징의 설명이다.
김태경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대표는 오뚜기 식품연구소가 가지고 있는 효모에 주목했다. 오뚜기의 전신인 조흥이 효모회사였던 만큼 오뚜기 식품연구소는 국내에서 채취한 다양한 효모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어메이징은 오뚜기 식품연구소와 함께 국내 효모를 활용한 한국형 효모 개발 프로젝트(KAP)를 5차례 수행한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양조용 효모가 100% 수입산이라는 게 안타까웠다”면서 “전남 5일장에서 구입한 누룩에서 분리한 효모, 강원 횡성 시장에서 구입한 보리쌀에서 채취한 효모 등 전국 방방곡곡의 채취한 효모를 활용해 맥주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어메이징은 한국라거의 불만인 ‘밍밍한 맛’을 깨기 위해 오뚜기와 ‘진한 한국형 라거’를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이에 어메이징은 미국 보스턴비어컴퍼니의 새뮤얼 아담스를 오마주했다. 맥주 레시피 공개되지 않아 오로지 테이스팅으로 비슷한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2019년에 원주가 나왔고 이후 과정에서 오뚜기는 여러 가지 개선점을 제시했고 좀 더 드라이한 맥주로 방향이 수정됐다. 이에 레시피가 두 번 바뀌었고 지금의 ‘진라거’가 탄생하게 됐다.
김 대표는 “오뚜기와 협업하면서 인풋 받은 부분이 많았다”면서 “각종 관능 평가에서 진한 라거로 평가받은 제품을 오뚜기의 식품 철학을 담아 ‘진라거’로 브랜딩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