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쓸데 없는 건설사 설계 내역서 말고 당장 대장동 아파트 원가나 공개하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일머리 경쟁은 언제든 환영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지사 본인이 대장동 의혹에 대해 서둘러 분양원가를 밝히라며 검찰에 수사의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이날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 시장님, 달랑 20페이지에 불과한 'SH공사 가짜 분양 원가 공개' 그만하라"며 "800페이지가 넘는 GH의 자료를 공개한 경기도처럼 제대로 하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오 시장은 "분양원가 공개라고 내놓은 800페이지에 달하는 내역서에는 건축공사비에 대한 내역만 들어있다"며 "일반 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건축공사비가 아니고 최종적인 분양가가 어떻게 산정됐는지인데 보고서 보고서 분량 자랑하려고 공공주택의 분양원가 공개를 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 800페이지 자료는 건설사가 제출한 설계 내역서를 그대로 올린 것으로 이미 이윤을 붙여서 제출한 것을 그대로 올려놓고 분양원가 공개라니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이 지사가 분양가, 건설원가, 건축공사비를 구분해서 글을 썼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오 시장은 "건축공사비는 분양가의 30%에 불과하며 분양가의 거의 대부분은 토지비가 차지하고 있고 땅값이 비싼 수도권은 그 비중이 더 크다"며 "건축공사비마저도 표준건축비라는 기준이 있기 때문에 부풀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공택지는 당연히 택지비를 포함한 분양가를 산정해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부동산에 대한 약간의 관심만 있다면 다 아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은 공공의 탈을 쓰고 헐값으로 토지를 매입해서 초고가에 분양한 사업으로 입주민들에게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게 마땅하다"며 "이 지사 본인이 단군 이래 최고로 많이 환수했다고 주장하는 그 돈도 결국은 대장동 아파트를 원가보다 훨씬 비싸게 주고 산 입주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에서 합리적 가격으로 분양한 공공주택이 결국 주변 아파트의 가격 안정화를 견인하고 민간 건설사가 폭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견제해 집 없는 서민들에게 싸게 분양하려는 목적 아닌가"라며 "검찰이 이 지사의 페이스북을 봤다면 서둘러 대장동 택지 조성 원가를 밝혀 억울하게 고가에 분양 받은 서민들의 아픔을 달래 달라"고 마무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6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바로세우기 가로막는 대못'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