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경기도 수원시에서 열린 민주당 경기 경선에서 "'누구는 절대 안 된다'라는 식의 사고는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난다"면서 "경선 과정에서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더라도 본선 후보가 정해지면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 지역경선에서 인사말을 하면서 "누가 후보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주당이 단결해 반드시 내년 3월9일 정권재창출을 해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분히 경선의 후유증 치료와 물리적 결합을 통한 원팀을 강조한 것.
송 대표는 "오늘은 575돌 되는 한글날"이라면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은 우리 정치가 가장 본받아야 할 가장 궁극적 가치이며, 정치권 모두가 한글에 담긴 가치와 정신을 되새겨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송 대표의 발언은 민주당 대선후보 확정을 하루 앞두고 이재명 후보 측과 이낙연 후보 측의 갈등이 전쟁 수준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당대표가 직접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두 후보가 경선 막판까지 충돌할 경우 후보 간 지지층이 분열되고 화해와 화합이 끝내 불가해져 민주당 정권 재창출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앞서 이낙연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설훈 의원은 지난 7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장동 사업을)설계했다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를 했다"며 "(이재명) 시장이 배임 혐의가 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특히 "후보가 구속되는 상황도 가상할 수 있다", "책임 있는 사람들은 자폭하는 게 훨씬 더 빠른 길", "결정적인 부분(제보)들도 있다", "이낙연 지지자 상당수가 이재명은 도저히 못 찍겠다고 한다" 등 수위를 넘는 원색적 발언들을 쏟아내 논란이 됐다.
이에 이튿날 이재명 캠프에선 총괄특보단장인 정성호 의원이 "(설 의원의 발언은) 그야말로 막연한 상상, 추측이 아니겠느냐"면서 "확실한 근거라고 한다면 공개적으로 제시하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민석 의원도 여의도 캠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설 의원 발언은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9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경기 지역경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유튜브채널 '델리민주' 캡처
수원=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