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대사 '깐부'를 빌어 설전을 벌였다.
윤 후보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 후보가) 범죄공동체라는 표현까지 쓰며 저를 이(재명) 지사와 싸잡아서 공격했다. 좀 지나친게 아닌가 생각이 들고 착잡하다"라며 "홍선배님, 우리 깐부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깐부'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말로, 어떤 게임이나 놀이를 할 때 같은 편을 칭하는 속어다. 같은 당이자 팀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비방을 자제하라는 뜻이다.
윤 후보는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는 걸 제가 왜 모르겠나. 그러나 아무리 치열하게 경쟁하더라도 경선이 끝나면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어깨를 걸고 나가야 하는 동지들 아니겠나"라며 "요즘 유행하는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말로 깐부, 우리 깐부 아닌가요"라고 한 것.
이어 "지금 우리가 주고받는 말들이 훗날 단합에 걸림돌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치열하게 경쟁은 하되 품격 있게, 동지임을 잊지 말고, 과거에서 빠져나와 미래로 향하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같이 갑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홍 후보도 즉각 반응했다. 그는 "범죄공동체라고 말한 건 윤 후보 캠프에서 우리 캠프를 공작으로 끌어들이는 거짓선전을 했고, 이번에는 확인되지 않는 경선 결과를, 거짓주장을 계속하는 반칙을 일삼고 있어 한마디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캠프 문제 인사들의 거짓 음해에 놀아나지 말라. 깐부는 동지다. 동지는 동지를 음해하지 않는다"라며 "나는 팩트 외는 공격하지 않는다.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이상한 짓은 하지 말자. 그게 원팀 정신"이라고 반론했다.
두 후보 간 갈등은 홍 후보가 윤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엮어 '범죄공동체'라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홍 후보는 전날 대구 동화사를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 후보는 대장동 비리 주범으로 조사를 받아야 하고 야당 주요 후보도 똑같이 장모, 부인, 본인 모두 조사를 해서 자칫하면 감옥에 가야하는 그런 범죄공동체가 돼 버렸다"라고 윤 후보를 저격했다. 또 "이래 갖고 대선을 치르겠나. 이건 범죄 대선이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자 윤석열 캠프는 "자신의 머리와 입부터 세탁하기를 바란다"며 거친 말을 뱉는 등 한껏 날을 세웠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 2차 컷오프 종합 순위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윤 후보 측이 4%포인트 차로 홍 후보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 각 후보 캠프에 주의를 줬다.
국민의힘 홍준표(오른쪽),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4차 방송토론회 전 방송 진행 설명을 듣고 있다. 샤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