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선거 2차 경선 결과 발표 후 정확하지 않은 득표율 수치가 무분별하게 유포되자 당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출저를 알 수 없는 후보별 득표율은 "모두 가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교안 후보의 경선 득표율 조작 주장에 대해선 공명선거추진단에서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12항에 의거 예비경선의 여론조사 지지율과 순위는 공표할 수 없다"며 "여론조사 결과와 순위에 대한 추측성 공표는 분명히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 사항"이라고 경고했다.
당원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수치는 결과 발표 직전에 극히 제한된 인원만 참여해 집계했고, 결과가 확인된 즉시 집계를 위한 자료를 현장에서 파기했다는 게 당 선관위의 공식 입장이다. 한 부위원장은 '윤석열 후보가 2차 컷오프에서 홍준표 후보를 4%포인트 격차로 앞섰다'는 윤석열 캠프 주장에 대해 "4%라는 수치 자체가 틀리다"라며 "누가 만들었는지 의문이지만 가짜"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윤석열 캠프의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전날 JTBC에 출연해 "윤 후보가 홍 후보를 4%포인트 앞섰고, 당원 부분에서는 2배 이상 앞섰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종합 1위는 윤석열, 2위 홍준표, 3위 유승민, 4위는 원희룡 후보인 것으로 파악됐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논란이 확산되자 당 차원에서 사실관계 바로잡기에 나선 것이다.
또 결과를 집계한 인원은 내용에 대한 비밀 엄수를 모두 서약했고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위원장은 "선관위에서 자료를 집계할 때 본 사람은 정홍원 선관위원장과 저, 선관위원인 성일종 의원 세 사람"이라며 "통화를 했지만 밖으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결국 (나온 통계들은) 가짜"라고 설명했다.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황교안 후보가 이번 경선에서 후보별 투표율 조작 등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 한 부위원장은 "공명선거추진단에 직접 제보를 주셔야 한다"며 "조사 결과 사실관계가 규명돼 허위사실을 유포했으면 거기에 대한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황 후보는 전날 컷오프 탈락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4·15총선에 이어 이번 당 후보 경선에서도 부정선거가 있었다"며 "후보별 득표율이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2차 컷오프 통과 후보 이름만 발표하고 득표율을 발표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모든 선거 결과 공개를 촉구했다.
이에 공명선거추진단은 2차 예비경선 득표율 조작 제기와 관련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김재원 공명선거추진단장은 "즉시 조사하겠다"며 "조작한 자가 있으면 법적으로 최고의 형벌을 받도록 하고 득표 순위는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일 사실이 아닌 주장을 함부로 했다면 허위사실을 주장한 자가 엄중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홍준표 캠프는 입장문을 내고 "당 공명선거감시단은 책임당원 투표에서 특정 캠프 주자가 경쟁 후보보다 두 배의 득표율을 얻었다는 주장과 후보자 간 격차가 4% 차이라는 특정 언론에 공표된 근거 등을 모두 조사해 발설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며 "국민과 당원의 혼란을 초래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명백한 공정선거 저해 행위인 만큼 발설 책임자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9일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2차 컷오프 경선 결과 발표 후 정확하지 않은 후보자간 득표율 수치가 무분별하게 유포되자 당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사진은 한기호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