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LG전자(066570) 3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은 전장사업의 흑자전환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GM 볼트EV 리콜 충당금 추가로 반영하면서 관련 악재는 대체로 해소된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완성차업체의 생산 차질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역대 가장 많은 18조784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의 절반 수준인 5407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GM의 전기차 볼트EV 리콜 충당금 4800억원을 반영한 탓이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은 볼트EV 리콜 비용 처리 영향 등으로 3분기 5000억원대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수급 문제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공장 가동 중단도 악재로 작용했다.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본사.사진/LG전자
국내 물론이고 폭스바겐, GM,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3분기 판매가 줄었다. 반도체 수급난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볼트EV 리콜은 일단락됐지만 완성차의 생산 문제가 이어지면 올해 하반기로 설정했던 LG전자 전장사업의 흑자전환 시점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족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심화되면서 전장부품 실적 흑자전환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크다"며 "3분기 VS사업본부 외형성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VS사업본부의 4분기 영업적자는 220억원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저수익 모델 축소와 원가 구조 개선으로 4분기 흑자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예상 영업이익 규모는 수십억원대에서 300억원 이내로 크지 않다.
연내 흑자전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내년부터는 이익이 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4분기 흑자 전환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시간의 문제일 뿐 구조적인 체질 개선에는 문제가 없다"며 "61조원대의 탄탄한 수주잔고와 고수익 제품 기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 온 전장사업이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것이란 전망이다. LG전자는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 시장 선두기업인 오스트리아 ZKW를 인수하고 올해 7월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는 등 전장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는 부품, 구동 시스템, 차량 탑재형 충전기 등을 연구·개발하고 생산·판매한다.
지난달에는 전장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해 자동차 사이버보안 기업 사이벨럼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네트워크 연결이 필수인 커넥티드카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하면서 자동차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자율주행 핵심부품인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전방 카메라가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으로부터 기능안전제품 인증을 획득하는 등 전장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