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민주당 지지층의 66.7%는 이재명 후보를 선출한 경선 결과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후보가 선출됐어야 한다'는 응답 또한 26.0%로, 결코 적지 않은 여론이 이재명 후보의 선출을 못마땅해 했다. 이낙연 후보가 경선 결과를 수용하면서 민주당이 다시 원팀 기조를 되찾게 됐지만, 이재명 후보로서는 26.0%의 마음을 돌리는 숙제를 남기게 됐다.
14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0~11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9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결과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66.7%가 이 후보 선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다른 후보가 선출됐어야 한다는 응답은 26.0%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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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성향별로도 극명한 차이가 났다. 진보 성향 응답자들 사이에서는 58.5%가 이 후보에 선출에 만족감을 드러냈지만 보수 성향 응답자들은 26.7%만 만족했고, 49.9%는 다른 후보가 선출됐어야 한다는 데 답했다. 문제는 중도층으로, 이들 가운데 만족한다는 응답은 29.5%에 불과했고 46.6%는 다른 후보의 선출을 응원해 보수층 답변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를 향한 중도층의 기대가 낮아지면서 표 확장력에도 문제가 생겼다. 이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됐음에도 대선주자 다자구도에서 28.0%의 지지를 얻어, 다른 민주당 후보들의 표심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기 이전인 지난 조사 당시 지지율(26.4%)과 비교했을 때 1.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당시 설문 대상에 포함됐던 이낙연 전 대표가 16.2%,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의 지지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조한 결과다. 결국 민주당 경선 컨벤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7.4%로, 0.6%포인트 근소한 격차로 이 후보를 바짝 추격했고, 같은 당 홍준표 후보는 18.8%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홍준표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전 조사보다 격차를 더 허용하며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준표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의 경쟁에서 49.0%의 지지를 얻어 36.3%에 그친 이재명 후보를 12.7%포인트 격차로 눌렀다. 윤석열 후보(44.7%)와의 경쟁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38.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5.9%포인트 격차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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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는 지난주에 비해 더 올랐다. 이재명 후보는 비호감도가 30.8%에서 38.9%로 8.1%포인트 대폭 상승했다. 윤석열 후보도 28.2%에서 29.1%로 0.9%포인트 소폭 증가했다. 두 사람의 비호감도가 높은 이유는 이들이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여야 유력 후보인 데다, 각각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의 중심에 서있어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 또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국민들은 고발 사주 의혹 보다 대장동 의혹을 더 위중하게 보는 인식이 강했다. 국민 56.6%는 대장동 의혹을 더 위중하게 봤고, 고발 사주 의혹이 더 위중하다는 응답은 31.8%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로서는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의 표심을 되돌리는 것과 함께 대장동 의혹을 해소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 당장 오는 18일 예정된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어떤 식으로 의혹을 해소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6%로, 다시 30%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6.2%로, 민주당(30.5%)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번 조사는 ASR(RDD) 무선전화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32명이고, 응답률은 2.3%다. 지난 7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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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