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유승민 국민의힘 후보가 그답지 않은 맹비난을 쏟아냈다. 경선이 4강으로 압축되고 격화되는 시점이긴 하지만, 평소 차분했던 그의 성정을 잘 알던 이들로서는 이 같은 그의 원색적 비난이 낯설 수밖에 없다. 그만큼 윤석열 후보에 대한 유 후보의 감정이 쌓일 만큼 쌓였다는 의미다.
유 후보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겁하고 약점 투성이인 후보가 어떻게 이재명을 이깁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 후보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는 "떳떳하면 TV토론에서 사람 눈을 보고 당당하게 말하라. 무서워서 손바닥에 '王'(왕) 자 쓰고 나와도 버벅거리는 사람이 어떻게 이재명을 이기냐"며 "붙으면 탈탈 털려서 발릴 것"이라고 했다.
유 후보는 또 "일주일만 털면 다 나온다? 특수부 검사다운 말버릇"이라며 "22년 정치하면서 야당 때도, 여당 때도 탈탈 털어 먼지 하나 안 나온 유승민한테 무슨 약점 운운하냐"고 따졌다. 이어 "유승민은 윤 후보 같은 사람한테 그런 소리나 들을 만큼 허접하게 살아오지 않았다"며 "야당 때도, 여당 때도 서슬 시퍼런 권력 앞에 할 말 다하고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또 "걸핏하면 '털어서 뭐 나온 게 있나'라고 하는데, 10원 짜리 하나 안 받았다던 장모는 나랏돈 빼먹은 죄로 구속됐었고, 부인과 장모의 주가조작 의혹, 본인의 고발사주 의혹, 윤우진 사건 거짓말 의혹, 화천대유 김만배가 부친 집 사준 의혹 등등은 뭔가"라며 윤 후보를 둘러싼 의혹들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본인 약점이나 신경쓰고, 무서우면 '천공스승님 정법 영상'이나 보고 오라"며 비꼰 뒤 "문재인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한 덕분에 벼락출세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냐"며 맹비난했다. 유 후보는 "국민이 불러서 나왔다는 웃기는 소리도 그만 하라. 적폐라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 구속시킨 당에 들어와서 하는 스파이 노릇도 그만하라"며 "끝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려고 우리 당에 온 거 아니냐"고 물었다.
유 후보는 "본인과 부인, 장모 사건들부터 챙기고, 1일 1망언 끊고, 정책 공부 좀 하라"며 "지지도 좀 나온다고 정치가 그리 우습게 보이고 당이 발 밑에 있는 것 같나. 차라리 '나 좀 추대해 달라'고 말하라. 처음부터 원했던 게 꽃길에 추대 아니었나"고 비난을 이어갔다.
유 후보는 끝으로 "당원과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를 진정 원하신다면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주셔야 한다"며 "이재명에게 탈탈 털리고 당에 치욕을 안길 윤석열 후보로는 필패다. 이재명 이길 사람은 유승민뿐"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제주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저는 끄떡없다. 2년을 털려도 이렇게 뭐가 안 나온다"며 "우리 당 (다른) 후보가 만약에 된다면 (털리는 데) 일주일도 안 걸린다"고 말했다. 또 "정치판에 들어오니까 여당, 야당이 따로 없다"며 "정권을 가져오느냐 못 가져오느냐는 둘째 문제이고,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맞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 사진/유승민 페이스북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