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디즈니만 있나?…K-OTT, 글로벌 도약 준비

티빙·웨이브, 내년 계획 구체화…왓챠, 지난해 일본 진출
'오징어게임' 인기에 K콘텐츠 주목도↑…아시아 겨냥 콘텐츠 입증

입력 : 2021-10-18 오후 1:41:48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국내 시장 장악력이 커지며 토종 OTT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플랫폼을 통한 K-콘텐츠의 흥행력이 입증된 상황에서 국내 OTT의 적극적인 도전이 요구되고 있다.
 
티빙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에 일본·대만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라인플러스를 글로벌 파트너사로 두고, 주요 국가에서 소비자직접거래(D2C) 서비스를 출시·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티빙은 JTBC스튜디오, 네이버(NAVER(035420)) 등과 협업 관계를 맺으며 콘텐츠 수급·배포 범위를 확대 중이다. 여기에 일본, 대만을 시작으로 미국 등 서비스 지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사진 왼쪽)와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 사진/티빙
 
그동안 국내 OTT 사업자들은 장기적 계획 아래 글로벌 진출을 모색했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017670)이 합작한 콘텐츠웨이브는 2019년 출범 이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계획했다. 직접 진출에 앞서 국내 이용자의 해외 이용을 지원하기 위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7개국에서 '웨이브고'를 출시했다. 이후 현지 교민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했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로 계획을 수정·보완 중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큰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지만 코로나19 이후 진출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OTT 중 이미 해외에 진출한 사례도 있다. 왓챠는 지난해 9월 일본에서 구독형 가입자주문형비디오(S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와 동일한 서비스 방식으로, 회사는 본격적인 서비스에 앞서 2015년부터 일본에서 콘텐츠 추천·평가 서비스 '왓챠피디아'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2800만개의 평가 데이터를 축적해 회사의 강점인 추천 시스템을 현지에서도 구축했다. 왓챠 관계자는 "일본 재결제율이 80~90%를 기록 중"이라며 "일본 콘텐츠를 꾸준히 확보해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전했다.
 
왓챠는 지난해 9월 일본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왓챠
 
개별 사업자들의 해외 진출 속도가 빨라진 이유로는 해외 플랫폼의 국내 진출과 K-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이 꼽힌다.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에서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는 가운데 또다른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가 다음달 국내 출시된다. 국내 OTT 시장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올해 1260억달러 규모가 전망(한국수출입은행)되는 세계 OTT 시장에 비하면 미미한 만큼 해외 진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오징어게임'을 통해 한국 콘텐츠가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됐다. 오징어게임에 앞서 '킹덤', '사랑의불시착' 등도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 바 있다. 이를 입증하듯 제이 트리니다드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DTC 사업총괄은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출시를 발표하며 "한국 콘텐츠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적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제작 수준 측면에서도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국내 OTT의 해외 진출을 지속해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정부 합동으로 발표된 '디지털미디어 생태계발전방안'에는 △콘텐츠 재제작 지원 △플랫폼 해외진출 지원(국산 스마트폰에 플랫폼 노출) △수출전략형 제작 지원 등이 포함됐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OTT 연합체로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며 "사업자들과 지속해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디즈니플러스가 다음달 12일 국내 정식 출시된다. 사진/디즈니코리아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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