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반도체 품귀에 생산이 줄어든 부분이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으나 SUV 등 고부가 가치 차종의 판매 비중 확대로 위기를 극복해냈다는 평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3분기 영업이익 1조6067억원, 매출 28조867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89만89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줄었다. 다만 고수익 모델의 판매가 늘면서 실적 하락분을 상쇄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3분기 제네시스 판매는 글로벌 전체 판매량 가운데 5.1%(4만5849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3.2%) 대비 1.9%p 늘어난 수치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하계 휴가 및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제품 믹스 개선, 가용 재고 활용, 판촉비 절감 등을 통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부품 추가 물량 확보를 계속 추진하고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해 판매 감소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방어하는 한편 대외 불확실성 요인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유동성 관리 중심의 경영에 주력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기아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차량 판매는 줄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에도 쏘렌토, 카니발, 셀토스 등 고수익 레저용차량(RV)의 판매가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
기아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3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9.7% 증가했다. 이같은 큰폭의 증가는 지난해 3분기 실적에 1조원 이상의 품질비용이 반영돼서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세타2엔진 리콜 등 품질 관련 충당금으로 1조130억원을 반영하면서 1950억원에 그친 바 있다. 기아 관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반영됐던 1조원 이상의 품질비용을 제외해도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아의 3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줄은 68만4413대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선 8.6% 감소한 12만4964대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해외 시장 락다운 영향으로 국내 판매 확대에 집중할 수 있었으나 올해는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이 국내 생산까지 이어져 판매 감소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시장은 주력 RV 모델과 스포티지 등 신차에 대한 견조한 수요와 인기 차종들의 신차 효과가 길게 지속되고 있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영향으로 대기수요가 출고로 이어지지 못하며 판매가 감소했다.
기아는 전사적 역량을 동원한 부품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생산 차질 최소화 및 효율적 재고관리를 통한 판매 최적화로 믹스 개선을 지속 추진하는 동시에 코로나19 장기화, 인플레이션 우려 및 미·중 갈등으로 인한 대외 리스크 관리로 유동성 확보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