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난·한파로 치솟는 밥상 물가…김장철도 앞둬 비상

채소·과일·돼지고기 줄줄이 올라…대형마트, 가격 안정 안간힘

입력 : 2021-10-27 오후 5:55:31
27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물류 대란과 한파로 신선식품·수입육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김장철을 앞두고 일부 채솟값도 크게 뛴 데다 최근 전국 배추 농가에 무름병이 돌고 있어 가격 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채소는 잦은 비, 한파 등 기상 이변으로 수확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엽채류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김장 재료인 배추·마늘의 10월 판매가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3%, 9% 증가했다. 상추는 1690원에서 3990원으로 136%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마늘 판매가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3.3% 올랐다. 이마트 역시 10월 한파와 일조량 부족으로 배추 등 김장채소 물가가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입과일 역시 산지에서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가 인건비 상승·글로벌물류난까지 겹치면서 지난해보다 평균 10~15% 올랐다. 자몽은 주요 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수입 물량 자체가 축소되고 인건비·물류비 상승으로 전년 대비 20%가량 가격이 올랐다. 포도와 멜론 역시 올여름 폭염으로 현지 생산량이 감소하고, 미국 국내 소비도 증가하면서 수입량이 줄어 전년 대비 가격이 15% 인상됐다. 오렌지와 파인애플, 레몬 가격도 산지 생산량 감소와 물류비 상승이 겹치면서 평균 10% 이상 올랐다.
 
특히 남미와 호주 쪽에서 오는 배편이 부족하고, 부산항도 혼잡해 상품 입고 일정 변동이 심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개 수입과일은 산지에서 매장까지 4주 정도 소요되나 최근 6~8주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과숙 현상 발생해 아보카도의 경우 완연히 익어서 1~2일 내 바로 먹어야 하는 수준으로 매장에 입고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입육 역시 주요 생산국에서 코로나 여파로 생산량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서 수입량을 늘리면서 수입육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코로나발 물류 선적 문제로 수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면서 물류 운임 단가 상승분이 판매가에 일부 반영되기도 했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수입산 돼지고기 판매가는 27일 현재 1kg당 8679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1%가 올랐으며, 미국산 소 척아이롤도 27.3% 올랐다. 홈플러스의 수입 삼겹살은 100g당 169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 증가했다. 
 
수산물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이마트(139480)에 따르면 노르웨이 연어는 물류비 증가로 국내 입고 가격이 지난해 동월 대비 20~30%가량 상승했다. 노르웨이 전역에 물류량이 많아지면서 연어를 태울 항공과 선박 컨테이너 공간이 줄어들면서 공급량 감소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또, 유가 상승으로 배들이 연어를 잡으러 많이 나가지 못해 전체적인 공급량이 줄었다. 
 
대형마트에서는 다가오는 김장철 수요 대응을 위해 산지 다변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농가의 대체 물량을 사전에 확보하거나 도매시장 거래 등 다양한 채널에서 원물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 예상 물량에 대해 계약재배를 하고 있어 시장 시세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수입산 축산물과 수산물의 경우  해당 상품의 수입국을 다변화하거나, 직소싱 오퍼 및 수입사 사전 물량 주문 등으로 물량 수급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수입 삼겹살 대표 상품인 캐나다산 외에도 미국산 상품을 추가 운영하고, 선박 물량 외 항공 물량도 추가해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저렴한 선사를 발굴하고, 중장기적인 소싱 플랜을 수립해 선제적 공급망 확보로 물류 대란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가격 방어에 한계가 있고, 결국 비용 상승은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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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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