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막판 '당심 다지기'에 힘을 쏟고 있다. 연일 반문 결집 메시지를 내는 동시에 조직력까지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전두환 미화' 발언과 '개사과' 사진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에서, 믿을 것은 결국 당심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로 이기는 것이 문재인 정권에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겨주는 것"이라며 "저 윤석열을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의 도구로 써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발표문에는 '정권교체'라는 말이 6번이나 반복됐다. 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문재명' 세력으로 규정, "비상식과 불공정, 불의와 위선의 상징인 '문-재명' 세력과 선명히 투쟁하겠다"며 "지난 몇년간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 윤석열이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날 하태경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자신을 '문재인 정권이 제일 두려워 하는 후보'로 설명하기도 했고, 당원들에게 보내는 문자 메시지에도 '문재인 정권'을 계속해서 언급하며 반문의 상징으로 자신의 위치를 끌어올렸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강한 반감과 정권교체를 바라는 당심을 자극해 대결 구도를 '문재인 대 윤석열', '이재명 대 윤석열'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다.
본경선에서는 앞선 예비경선과 달리 당원 투표 비중이 50%로 크게 상향됐다. 윤 후보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가운데, 압도적 조직력을 바탕으로 당원 투표에 집중하고 있어 사실상 막판 뒤집기는 어렵다는 분석들도 등장했다. 윤 후보 측도 경선 결과 예측에 말을 아끼면서도 대세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공천을 희망하는 지역 하부 조직들까지 빠르게 흡수되면서 윤 후보의 조직력은 메머드급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윤 후보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대적으로 당원 투표에서 앞선다'는 질문에 "정권교체냐 연장이냐는 민심이 문제지, 우리 당의 당심이 큰 차이가 있겠느냐"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전두환 미화' 발언과 '개사과' 사진 파문으로 윤 후보가 지지율이 흔들리긴 했지만, 되레 당내 결집은 강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윤 후보를 두둔하고 심지어 옹호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해당 지역조직 측은 전했다. TK는 국민의힘의 정치적 기반이자, 보수 진영의 상징과도 같다. 윤석열 캠프 핵심 관계자는 "전두환 발언으로 지지율이 빠졌지만 대세에 영향은 없다고 본다"며 "당심을 확인해 보니 '틀린 말을 한 건 아니지 않냐'는 의견도 상당수여서 설사 영향을 미쳤다 해도 조직 싸움인 당원 투표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권교체와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한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