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 사업에 청년 관련 사업을 역대 최대로 편성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 취임 당시 강조했던 '청년서울'의 일환이다. 반면 박원순 전 시장이 추진했던 청년 관련 사업은 '서울시 바로 세우기'라는 명목으로 대폭 축소됐다.
서울시는 1일 '청년 성장의 공정한 토대 마련'을 위해 내년에 9934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인 5592억원보다 1.8배가 늘었다. 이는 민생과 일상의 회복 분야에 편성된 2조2398억원 중 가장 많은 44.4% 비중을 차지한다.
청년주거 지원에 7486억 편성
세부 분야를 살펴보면 내년 청년 관련 예산에는 임대주택 공급 등 주거 지원에 가장 많은 7486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3400억원의 예산보다 2.2배 확대했다.
이 중 매입임대 공급에 3341억원을 책정했다. 올해 1000호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2100호의 매입임대를 공급하게 된다. 역세권청년주택 공급에도 1081억원을 지원한다. 올해 2028호를 공급했는데 내년에는 7468호로 대폭 확대한다.
월세지원(신규 선정 4만6180명) 대상도 4만6180명을 신규 선정한다. 올해 선정자 2만7000명에 대한 지원도 지속한다.
청년취업사관학교 조성 및 운영(172억원), 서울청년수당 2만명 지원(602억원) 등 청년 일자리 지원에는 2070억원을 투입한다. 여기에는 만 19~24세 청년 15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연간 10만원 한도 내에서 교통 마일리지를 환급해주는 사업(153억원)도 포함됐다.
'희망두배 청년통장' 지원에 225억
금융, 상담 지원 등 청년 복지 예산은 378억원이 편성됐다. 만18~34세 근로청년을 대상으로 희망두배 청년통장 지원에 225억원을 투입한다. 근로소득이 기준중위소득 140%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하며 가입자 수는 올해 3000명에서 7000명으로 확대했다. 매달 10만원씩 3년간 저축하면 저축액 만큼을 이자와 함께 주는 청년 내일저축계좌에도 70억원을 편성했다.
서울시는 청년 사업을 내년도 중점 예산안에 포함시킨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해 팍팍해진 삶'을 꼽았다.
오 시장은 "코로나 고용한파는 청년들에게 더 시리게 다가오고 부동산 폭등 속에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도 커졌다"며 "청년 7명 중 1명만이 우리 사회를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서울연구원의 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가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청년지원 민간위탁' 80억 편성
'오세훈표' 청년 지원 정책은 평균 2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박원순표' 청년 사업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청년 관련 민간보조금 지원 사업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18억원이 편성된다.
반면 민간위탁 사업은 44.1%가 깎였다. 이 사업은 올해 143억원의 예산이 반영됐는데, 내년에는 일부 자치구에서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내년 80억원이 편성된다. 여기에는 청년청, 청년허브, 청년센터, 무중력지대 등 박 전 시장 때 주친된 청년사업이 다수 포함됐다. 향후 이 사업들은 지원 규모가 줄어들거나 유사기관끼리 통·폐합될 전망이다.
앞서 오 시장은 민간위탁예산 재구조화와 지출 구조조정으로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예고한 바 있다. 시민단체에 흘러들어간 민간위탁·보조사업 예산을 대폭 줄이겠다는 의도다. 따라서 올해 1788억원 규모였던 관련 예산은 절반에 가까운 832억원(47%)이 깎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