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아파트 리모델링 활성화에 나선다. 임대주택 공급 의무가 없기 때문에 세대수 증가가 가능한 리모델링 단지들이 본격 사업에 나설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의 ‘스피드 주택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방향을 담은 ‘2025 서울특별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3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요예측 △공공성 확보에 따른 용적률 완화기준 마련 △사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지원제도 강화 등이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경우 주택법에 따라 주거전용면적의 30~40%까지 증축할 수 있고 건축법에 따른 용적률 완화도 가능하다. 용적률과 세대수가 증가한다는 점에서는 재건축과 비슷하지만 리모델링의 경우 그동안 용적률 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었다. 이에 시는 그동안 내부 지침으로 적용했던 용적률 완화기준을 구체화해 기본계획에 포함시켰다.
기반시설을 정비하거나 지역친화시설 등을 설치하는 경우 용적률(주거전용면적)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서울형 공동주택 리모델링 운용기준’도 처음으로 수립했다. 리모델링 사업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난개발을 막기 위한 장치다.
앞으로는 이 기준에 따라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경우 최대 20%p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녹색건축물을 조성하는 경우는 최대 20%포인트, 열린놀이터·공유주차면 등 지역친화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최대 3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상업시설 등 가로를 활성화하는 경우도 최대 10%포인트를 받는다.
사업비 지원도 추진한다. 정비기금을 활용해 지원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조합운영비·공사비 융자 등 금융상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리모델링은 타 정비사업과 유사하게 노후 공동주택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지만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사업비 지원제도는 부재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오는 4~19일 주민열람 공고 후 서울시의회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1월 최종 고시한다는 목표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리모델링을 원하는 아파트가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면서도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준공된지 15년 이상 된 주택단지에서 주민 동의를 통해 추진할 수 있다. 준공 후 30년 이상 단지가 주로 추진하는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소하고 사업문턱이 낮다.
서울시가 공동주택 총 4217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리모델링이 가능한 단지는 3096개로 나타났다. 이 중 수평·수직증축으로 세대 수를 늘리는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이 가능한 단지는 898개로 추정했다.
지난 7월19일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송파구 가락 쌍용 1차 아파트 단지에 안전진단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