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을 향해 "개발이익환수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도시개발법 개정안과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 등에 대해 국민의힘이 심사를 거부하자 "토건세력의 수호신이냐"고 비판했다.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국정감사 기간 내내 행정부 감시, 정책대안 제시라는 본연의 취지는 도외시하고 대장동 질의를 하면서 국감을 빈손국감·맹탕국감으로 만들었다"며 "국민의힘은 국토위 법안소위에서는 무쟁점 법안만 다루자면서 개발이익환수법 심의는커녕 상정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를 주장하는 이재명 대선후보의 정책공약을 구현하기 위해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도시개발법 일부개정법률안,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3개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심의 일정조차 합의하지 않으면서 해당 법안들은 상임위원회인 국토위에 현재 접수만 된 상태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정치적 당리당략에만 매몰돼 여당 대선후보를 깎아내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어제는 간사협의도 거치지 않고 긴급 현안보고를 위한 회의를 소집해 다시 한번 국토위를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며 "정기국회 회기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고 이제는 법안과 예산심사에 전념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발이익환수 제도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그런 법을 만들면 민간업자가 개발사업에 나서지 않아 공급절벽이 온다', '법안심의를 너무 자주 하면 몸이 힘들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 있다"면서 "진정으로 제도 개선을 할 의지나 있는 것인지, 오로지 상대당 대선후보를 흠집 내려고 대장동 개발사업을 이용한 건 아닌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를 몸통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선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수익은 사실상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만들어 준 것 아니냐"면서 "당초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공공개발로 추진하려고 했지만, 한나라당이 그리고 새누리당이 지방채 발행 승인을 거부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필사적으로 반대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어쩔 수 없이 성남시는 차선책으로 민관 공동개발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며 "애초에 국민의힘 반대만 없었어도 민관 공동개발방식과 과도한 민간이익은 생겨날 수 없는 운명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개발 이익은 나쁜 개발이익이고, 다른 개발이익은 좋은 개발이익이란 말이냐"면서 "개발이익환수와 관련된 일련의 법 개정이 불발될 경우 민간업자들의 막대한 개발이익 환수가 불가능하며, 실상은 토건세력이 막대한 이득을 축적할 수 있도록 계속 배를 불려주고 싶은 것은 아니냐"고 물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은 개발이익 환수에 대한 당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말로만 개발이익환수', '정략적 개발이익환수'가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책임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3일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장동 공공수용에 따른 토지 헐값 인수’를 주장하는 대장동 원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