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개발이익 환수 추진…'이재명표 민생국회' 지원 총력"

정책의총 열고 "개발 공공성 강화 법안 논의 본격 시작"
여 국토위원들 기자회견 "국민의힘, 법안심사 거부 말라"
11일 첫 본회의 예정 "곽상도 사직안 등 처리할 것"

입력 : 2021-11-04 오후 6:11:55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민주당이 정기국회 회기 내에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 제도를 본격 추진키로 했다. 이재명 후보가 주창한 부동산 투기 근절 등 민생국회 구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민생개혁을 통해 대선 본선에 대비하는 한편 대장동 의혹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4일 오후 국회에서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정기국회를 민생개혁 국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제 국정감사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예산과 법률을 심사하는 시기에 돌입하게 됐다"면서 "정기국회를 이재명표 민생개혁 국회로 만들어 민생에 도움이 되고, 답답하게 막혀 있는 부분은 시원하게 풀어주는 성과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의총에선 국가핵심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 법안과 소득세법안 당론 채택 여부를 논의하는 한편 도시개발 사업의 공공성 강화와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안들의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전날 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면서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처하는 인식과 원칙이 확고했다"면서 "민주당은 이 후보와 함께 토건세력과 정치세력이 결탁해서 천문학적 이익을 챙기는 비리의 악순환을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4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의총에 참석해 "1차 선대위에서 이 후보가 강조한 초과수익 환수에 대해 많은 법안이 발의됐다"며 "정부안까지 포함해 자세히 보고드리고 그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정책 의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부동산 투기 근절과 개발이익 환수 제도 추진을 강하게 강조하는 건 해당 사안이 이 후보의 주요 정책 의제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일 대전환 선대위 출범 연설에서 "부동산 문제로 국민들께 너무 많은 고통과 좌절을 드렸지만, 부동산 위기를 대한민국 대전환의 기회로 삼겠다"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개발이익환수제 강화, 분양가상한제 등 제도 개혁부터 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압도적 다수의 민주당이 강경 방침을 정하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선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 등 투기 근절 정책이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당 대선후보의 정책 추진 의지와 여당의 지원이 맞물린 덕분이다. 마침 정부도 도시개발사업 공공성 확보를 천명, 이 후보의 정책을 뒷받침하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도시개발사업 공공성 강화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민간의 과도한 개발이익을 방지하고자 민·관 공동출자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할 때 민간 이윤율을 제한키로 했다. 분양주택에 대해선 공공출자 비율이 전체의 50%를 넘는 사업의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행 20~25% 수준에 그친 개발부담금도 대폭 상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은 개발이익 환수제 법안을 다루는 국토교통위원회까지 동원, 법안처리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조응천 의원 등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국토위 법안소위에서 무쟁점 법안만 다루자면서 개발이익환수법 심의는커녕 상정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그런 법을 만들면 민간업자가 개발사업에 나서지 않아 공급절벽이 온다', '법안심의를 너무 자주 하면 몸이 힘들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 있는데, 진정으로 제도 개선을 할 의지나 있는지, 오로지 여당 대선후보를 흠집 내려고 대장동 개발사업을 이용한 건 아닌지 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도시개발법 일부개정안, 주택법 일부개정안 등 3개 법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심의 일정을 합의하지 않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법안 심사 자체가 지연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민주당이 개발이익 환수제 추진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는 건 대선을 앞두고 대장동 의혹으로 인해 악화된 부동산 민심을 고려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에 관해서는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공공이익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는 법과 제도를 만들기로 했다"며 "위드코로나에 관한 증액,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문제 등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오는 11일 본회의를 열고 곽상도 무소속 의원 사직 안건 처리를 비롯해 50여개의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4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책 의원총회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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