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매점매석 행위 등 요소·요소수의 불법유통에 대한 집중 단속에 돌입한다. 특히 경찰청 인력과 함께 환경부·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 등 100명이 넘는 단속 인력을 투입한다. 단속 대상은 주유소, 중간유통사, 요소 수입업체, 요소수 제조업체, 수입업체 등 약 1만여곳이다.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요소수 및 요소 불법 유통 정부합동 단속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는 중국 정부가 호주와의 갈등으로 석탄 공급이 부족해지고 전력난과 비료 파동까지 우려되자, 자국 공급물량의 우선 확보를 위해 요소수 원료인 요소의 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요소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가 장착된 디젤 엔진 차량 운행의 필수품으로 이들 차랑은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SCR 부착차량은 총 216만대로 이 중 승용차가 133만대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승합차와 화물차는 각각 28만대, 55만대다. 요소수 사용량이 많은 대형 화물차의 경우 장거리 차량 기준으로 하루나 이틀마다 새로운 요소수를 충전해야 한다.
정부는 국내 요소수 수급난이 심화되자 매점매석 행위에 집중하고 있다. 또 불법 요소수 제품의 공급·판매행위도 조준한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평소 10리터(ℓ)당 1만원 안팎이었던 요소수 가격이 7~10만원 선으로 오른 상태다. 하지만 연일 치솟는 고가의 요소수 마저도 없어서 못사는 상황이다.
이번 단속에서 환경부는 경유차 요소수 제조·수입·판매 영업행위들을 집중 단속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요소수 원료가 되는 요소 수입업자를 상대로 단속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요소수 가격의 담합 여부를 확인하고, 국세청은 요소수의 입고·재고·출고 현황 및 매입·판매처를 들여다본다.
단속에는 환경부 53명, 산업부 7명, 국세청 19명, 공정위 5명, 경찰청 24명 등 총 31개조 108명이 투입된다. 특히 경찰청은 현장 조사과정에서 적발된 위법사항을 즉각 수사함으로써 합동단속의 실효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단속 대상은 주유소 1만개소, 중간유통사 100개소, 요소 수입업체 90개소, 요소수 제조업체 47개소, 수입업체 5개소 등 약 1만여곳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요소수 제조·수입업체를 상대로 해서 그 판매처인 '중간 유통업체'를 파악한 이후, 중간 유통망에서부터 주유소, 마트, 인터넷 등 최종적인 판매처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추적해 매점매석 행위 의심업체를 적발·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신고된 의심 사업장에 대해서는 피신고 업체의 수입량·입고량·재고량, 요소수 판매량·재고량, 판매처, 판매가격 및 가격 담합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은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제조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는 제보로 해당 시료를 채취, 시험·분석하는 등 불법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아울러 요소수·요소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신고 접수처도 본격 가동한다.
홍정기 차관은 "요소수 및 요소의 수급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정부는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 수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힘을 모아 요소의 수급 상황을 조속히 안정화시키고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요소·요소수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내용의 고시를 만들어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요소·요소수 매점매석이 적발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환경부는 8일부터 관계부처 합동으로 요소·요소수 매점매석 행위 등 불법유통을 집중 단속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