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어려운 '민생'…"재난지원금 효과, 매출지원으로 봐야"

'재난지원금=매출지원책' 방역피해 소상공인 매출 상승 효과
기간·사용처 정해, 일정기간 대기업에서 영세 업체로 소비 유도
초과세수 11조8000억원 예상, 재난지원금 상당부분 가능

입력 : 2021-11-08 오후 5:58:29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치권의 ‘6차 재난지원금’ 공방이 오고가는 가운데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소상공인 등 대면서비스업에 대한 '매출지원정책'에 방점을 찍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소비 비율이 45%로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는 만큼,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한 '재난지원금'이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방증에서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포함된 기준 상생 국민지원금 예산 8조6000억원 중 8조5000억원(98.7%)은 이미 지급이 완료됐다. 사용 기한인 12월 이전에는 소비진작 효과가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소비회복에 대한 마중물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 6차 재난지원금이 지목되고 있다. 재난지원금의 대표적 긍정 효과는 대기업에 몰리는 소비를 영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집중시킨다는 점이다.
 
소위 5차 재난지원금이라고 불리는 상생 국민지원금 사용 가능 업종은 전통시장, 동네마트, 식당, 미용실, 약국, 병원, 안경점, 의료점, 학원 등 코로나19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은 대면서비스업종이 주류다. 대기업, 면세접, 백화점 등 기업형 매장에서는 소비할 수 없도록 조치됐다.
 
올해 초과세수가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재난지원금 지급에 힘을 실리는 이유다. 재난지원금을 30만원씩 추가 지급하기 위해서는 15조원, 50만원씩 추가 지급하기 위해서는 25조원이 소요되는데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가 내놓은 2022년도 예산안 총수입분석보고서를 보면, 올해 총수입은 526조4000억원이다. 정부가 추계한 514조6000억원에 비해 11조8000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초과세수만으로도 재난지원금  재원을 상당부분 마련할 수 있다"며 "고소득층 지급이 문제가 된다면 세금으로 일부 환수하는 등 제도적 장치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최대 연 6%에 육박하는 등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자 등에 대한 지원방안이 고려돼야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하준경 교수는 "재난지원금 하나만 답이라는 것은 아니고 손실보상 빚문제를 해결해주는 금융지원과 패키지로 가야한다"며 "손실 보상과 빚 문제 해결이 한켠이고 매출지원이 한켠"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재정여건이 좋지 않아 초과세수로는 나라빚을 갚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재난지원금 등 소비진작책을 통해 돈이 돌게 만드는 것이 성장에 더욱 유리하다는 관점도 내밀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 공개한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채무비율은 올해 51.3%에서 2026년 66.7%로 15.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IMF가 선진국으로 제시한 35개국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하지만 35개국 선진국의 GDP 대비 채무비율은 평균 121.6%로 우리나라는 51.3%에 불과하다. 채부비율이 낮은 만큼, 재정지출을 조금만 올려도 증가속도가 빨라 보이는 착시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준경 교수는 "가만히 있어도 늘어난다는 얘기는 2005년부터 했는데 돈을 안쓰면 내수가 계속 위축되고 출산율도 떨어져 장기적으로는 더욱 어렵다"며 "현재 가계소비가 GDP의 45%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47%)에도 미치지 못하고, 미국(70%)에 비해서는 더욱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돈이 돌아야 경제활동도 하고 나중에 세금 낼 사람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여건상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이 있을 수도 없을 것 같고 여러가지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포함된 기준 상생 국민지원금 예산 8조6000억원 중 8조5000억원(98.7%)은 이미 지급이 완료됐다. 사진은 붐비는 먹자골목.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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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윤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