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해 고대안암병원 마취통증학과 교수. 사진/고대안암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요즘같이 갑작스러운 계절변화가 일어나면 신체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대상포진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특히 60대 이상 중장년층이 대상포진에 걸리면 신경통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와 발병 초기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수두를 앓았던 사람의 몸에 남아있던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urs)가 다시 활성화해 피부와 신경절(말초신경의 신경세포체가 모여있는 곳)을 따라 통증을 동반한 발진이 생기는 질환이다.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의 발진과 통증은 완치되거나 호전되지만 60대 이상 중장년층의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질환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40%, 70세 이상에서는 50% 정도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란 피부의 병변이 호전된 이후 혹은 병변이 발생한 지 1~3개월이 지난 뒤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대상포진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척추를 중심으로 한쪽에만 팥알 크기의 작은 물집이 생기는 특징을 보인다.
첫 증상으로는 몸의 한 쪽편으로 심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 두통, 호흡곤란. 복통, 팔·다리 저림이나 근육통 등이 있다. 이 시기에는 수포병변 없이 가렵고 아프며 근육통이나 다른 내부장기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수일 안에 물집이 나타나면 육안으로도 대상포진인지 알 수 있다. 물집이 나타나면 3일 이내에 고름집 모양으로 변하고 일주일이 지나면 딱지가 생긴다.
환자 특성별로 보면 △피부의 발진이나 통증이 심한 환자 △안면부에 마비 및 통증이 온 환자 △38도 이상의 고열이 동반되었던 환자 △여성과 60세 이상의 중장년층의 환자의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한 번 만성화하면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발병 초기에 신경손상을 막고 신경의 재생을 도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환자 스스로 통증의 원인이 대상포진이라는 것을 인지하기는 쉽지 않다. 대상포진은 감기 혹은 단순 포진 등 다른 피부질환이나 증상이 없어 다른 질환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으로 진단되면 발진이 생긴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한다. 이 경우 발진 및 통증의 회복속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면역력이 약화된 환자나 다른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대상포진 증상이 지속·강화돼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보다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법으로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치료는 초기감염이 확장되지 않게 하고 감염기간을 단축시키는 약물치료와 신경차단요법을 병행하는 등 부담이 적은 처치부터 행해진다.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 항우울제 및 항경련제 등의 약물을 투여하면서 지속적인 경막외신경차단을 시행한다. 경막외 신경차단을 통해 통증을 완화하고 피부수포의 건조화 및 신경통의 발생 빈도를 감소시키면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
조인해 고대안암병원 마취통증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소실하거나 약 50%의 환자는 3개월 내에 호전을 보일 수 있지만,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환되면 치료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환자의 면역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상포진 환자 3명 중 1명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 만큼 적극적으로 통증을 줄이고 완치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또 "대상포진은 수두와 같은 감염병의 유행과도 무관하므로 평소에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게 적절한 영양섭취와 운동을 하고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는 등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