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내년도 1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연료비 조정 요인이 있을 경우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원자력발전소 논쟁과 관련해서는 원전 논의가 '정쟁'이 아닌'과학적·이성적'으로 충분히 논의해야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원전 비중이 적정하다면서도 원전 확대 문제는 국민 공감대를 전제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지난 10일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전기료 인상 여부와 관련해 "적정 원가 보상이라는 공공요금 산정 원칙이 있다. 연료비 조정 요인이 있다면 당연히 조정 관련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아직은 조정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연료비 조정 요인이 얼마나 있을지 이런 것들이 충분히 고려 후에 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한전은 지난 9월 올 4분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kWh)당 3원 인상한 바 있다.
전기요금 수준에 대해서는 "원가와 적정 보수를 보상하는 수준으로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게 당연한데 거기에 대한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연료비 인상분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환경비용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원전에 대한 국내 논의 방향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양극화 돼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승일 사장은 "국내에서 특정 전원에 지나치게 비판적이거나 우호적인 논의가 형성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전 논의가 정쟁이 아닌 과학적, 이성적으로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문제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정 사장은 "어떤 분들은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면 간헐성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한다"며 "저는 문제가 아니라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과제를 먼저 해결하는 나라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24기인 원전은 2030년에도 전체 발전량의 24%의 발전량 비중을 갖는다. 만약 그보다 더 늘려야겠다는 국민 의견이 대다수라면 정부 정책이 계속 유지가 될 수 있겠는가"라며 "정부 정책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원전 비중이 적정하다고 보지만 그보다 더 많은 원전 비중이 보다 바람직하겠다는 국민 공감대가 있다면 그건 그때 다시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전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한수원은 24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고 앞으로 2기가 추가된다. 이는 전 세계에서 7~8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이 정도 원전을 건설해 안전하게 운영해 발전 부문에서 기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원전이 사용 후 핵연료를 비롯한 폐기물 처리 문제, 신규 원전 건설 시 입지 문제, 대용량 발전소 건설 시 필요한 송변전 시설 건설 문제 때문에 여러 부정적 평가도 사실"이라며 "이런 논의가 정쟁이 아니고 논리적·과학적·이성적으로 논의됐으면 하는 게 개인적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1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에서 특정 전원에 지나치게 비판적이거나 우호적인 논의가 형성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사진은 BIXPO 개막식에 참석한 정승일 한전 사장. 사진/한국전력
광주=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