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될순 기자] 올해 상장한 메타버스(가상과현실의결합) 관련 기업이 영업적자와 무관하게 주가 급등세를 시현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미래 핵심 산업으로 급부상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극대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적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기대만으로 오른 주가에 대한 경계심은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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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초부터 이날까지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회사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자이언트스텝(289220)과
맥스트(377030)로 집계됐다. 상장 이후 주가 상승률은 각각 990.91%, 360%로 나타났다. 올해 공모주 중에 1, 2위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이언트스텝은 지난 3월24일, 맥스트는 7월27일에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상장 시점과 비교해 월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 보면 매월 100% 넘는 상승세를 시현한 셈이다.
두 회사는 상장 이후 메타버스 테마주로 묶이며 빠른 주가 반등에 나섰다. 자이언트스텝은 VFX(시각특수효과) 및 콘텐츠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증시 입성 첫날 '따상(공모가 대비 160%)'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현재 주가는 12만원으로 공모가(1만1000원)의 10배가 넘는다.
증강현실(AR) 솔루션 업체로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맥스트도 공모가(1만5000원) 대비 4배 넘게 급등한 상태다. 맥스트는 상장 직후 ‘따상상상’을 기록한 바 있다. 공모가의 두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상장 사흘째까지 상한가를 시현했다.
다만 주가 급등과 무관하게 실적은 두회사 모두 적자 상태다. 자이언트스텝은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자이언트스텝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24억4700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17억4900만원) 대비 40% 증가했다. 맥스트는 2018년 11억원, 2019년 17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적자 규모도 12억원이다. 맥스트는 지난 7월에 상장됐기 때문에 2분기(6월) 실적 발표 의무 기업에 해당하지 않는다. 때문에 오는 15일 분기보고서를 통해 2, 3분기 실적이 공개된다.
증시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이 없는 특정 테마에 편승한 투자는 항시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요즘엔 메타버스 혹은 NFT(대체불가능토큰)와 관련됐다고 하면 주가가 모두 상승하는 모습들이 반복되고 있으며, 테마주 광풍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메타버스 관련 주식 중에서도 옥석가리기는 진행돼야 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메타버스나 NFT 사업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회사의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 기대로 올라갈 수 있는 주가의 한계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지해야 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될순 기자 willb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