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휴대폰 소액결제 후 미납한 소비자들에게 과도한 '연체료'를 부과하도록 담합한 'KG모빌리언스·다날·SK플래닛·갤럭시아'가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공동으로 연체료 제도를 도입해 연체료율을 5% 수준까지 올렸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부과한 연체료 금액은 총 3753억원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 관련 연체료를 도입하고 금액 수준을 담합한 'KG모빌리언스·다날·SK플래닛·갤럭시아'에 과징금 총 169억3501만원을 부과한다고 17일 밝혔다. 업체별 세부 과징금 내역을 보면, KG모빌리언스 87억5200만원, 다날 53억8700만원, SK플래닛 8억5500만원, 갤럭시아 19억4100만원이다. 특히 KG모빌리언스와 SK플래닛은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는 휴대폰을 통한 소액 상품(월 100만원 이하) 구매 시 사용되는 비대면 결제서비스다. 신용카드 등이 없는 소비자라도 휴대폰만 가입돼 있으면 이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사회초년생 등 금융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한다.
위반 내용을 보면, 이들은 자신들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9년간 상품 대금을 연체·미납한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연체료'를 공동 도입했다. 도입한 연체료 금액 수준도 공동으로 과도하게 결정했다.
우선 KG모빌리언스와 다날, 갤럭시아는 2010년 1~10월 연체료를 공동 도입했다. 그 연체료 금액 수준은 상품 대금의 2%로 정했다. 당시 이들은 상품 대금을 연체한 소비자에게 그 대금의 2%에 상당하는 금액을 1회 부과하는 형태로 연체료를 도입하고 이를 '미납가산금'이라 칭했다.
하지만 연체료 도입 후에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자 4개사는 2012년 연체료의 금액 수준을 결정하는 연체료율을 5%까지 과도하게 올렸다.
특히 이들은 '이자제한법'을 따르면 연체료율을 2.5% 수준까지만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이 때문에 '민법'상 손해배상예정액의 개념을 적용해 연체료율을 5%로 올린 것이다.
또 이들은 2013년 언론과 미래창조과학부의 연체료 인하 압력에 공동으로 대응해 이전에 올려놓은 연체료를 최대한 방어했다. 다만 인하가 불가피하다면 연체료율을 최소한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실제로 이들은 연체료 부과 기준을 '1달 이내 연체 시 1회차', '1달 초과 연체 시 2회차'로 구분하고 1회차만 최소로 인하했다. 2회차는 5%의 연체료율을 그대로 유지했다.
특히 2013~2019년 기간 동안 소비자·언론·정부 등에서 연체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이들은 담합을 계속 유지했다.
조홍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4개사가 연체료를 공동으로 도입하고 그 연체료 금액 수준을 공동으로 과도하게 결정한 행위는 가격 담합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은 9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소비자들에게 3753억원의 연체료를 부과했다.
조 국장은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를 비롯한 정보통신 분야에서 서민 생활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적발 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 관련 연체료를 도입하고 금액 수준을 담합한 'KG모빌리언스·다날·SK플래닛·갤럭시아'에 과징금 총 169억3501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KG 모빌리언스 홈페이지 캡처.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