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감염병백신검정과 RNA 분석실에서 연구인력들이 mRNA 백신을 검정하고 있다. 사진/동지훈 기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올해 2월 신설된 신종감염병백신검정과는 전 국민 대상인 백신에 대한 검정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해 꼭 필요한 조직입니다."
지난 17일 오송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내 위치한 분석시설을 찾은 기자에게 이내리 신종감염병백신검정과 연구관은 이같이 밝혔다.
신종감염병백신검정과는 지난 2월 신설돼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 등의 검체 보관과 품질 분석 업무를 맡고 있다. 신설 이전에는 백신검정과가 관련 업무를 맡았으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인력을 충원하면서 새 조직을 만든 것이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백신이 유통되기 전 제조단위(로트)마다 분석을 한 번 더 하는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건물 3층에 자리한 시설은 코로나19 백신 검체를 보관하는 전용 공간으로 시작된다. 검체 보관실에는 보관 온도가 각각 다른 코로나19 백신의 검체를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서있다.
이전까지는 대부분 냉장 보관 상태만 유지하면 됐지만 냉동이나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코로나19 백신 특성을 고려해 장비가 추가됐다.
보유 중인 검체 중에는 국내 허가를 받은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모더나 백신뿐 아니라 허가심사가 진행 중인 노바백스 백신 검체도 포함된다.
이내리 연구관은 "백신마다 다른 보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비를 활용해 검체를 보관하고 있다"라며 "노바백스 백신은 허가심사 중에 있지만 빠른 심사를 위해 보관 중"이라고 설명했다.
검체 보관실을 지나면 백신 제조 과정 중 독성을 야기하는 물질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엔도톡신 실험실이 나온다. 엔도톡신은 세균의 세포벽에 있는 물질로 인체 유입 시 발열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이다.
신종감염병백신검정과 연구진이 mRNA 백신 분석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식약처
신종감염병백신검정과 시설 중 RNA 분석실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 등 mRNA 백신만을 들여다본다. 전용 장비가 갖춰진 RNA 분석실에선 mRNA 백신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고, RNA의 불순물 포함 여부 파악을 위한 순도 실험을 진행한다.
이내리 연구관은 "인력마다 담당하는 백신이 따로 있는데 주말이나 명절이든 백신이 들어오면 팀별로 검체를 직접 가져와 검정한다"라며 "로트마다 샘플링을 할 수 있는 물량을 각자 실험실로 배당해서 검사하는데 시험 항목도 굉장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중에선 품질검사, 자료 검토 결과 부적합해서 반려된 경우는 없었다"라며 "다른 백신에선 부적합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출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국민이 접종할 일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RNA 분석실에서 검정하는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 두 종류뿐이다. 다만, 새로 개발돼 허가를 받는 mRNA 백신이 생기면 같은 공간에서 분석이 이뤄진다. 일례로 국내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mRNA 백신이 상용화 이후 유통 단계로 들어서면 RNA 분석실을 포함한 신종감염병백신검정과를 거쳐야 하는 셈이다.
이내리 연구관은 "기본적으로 mRNA 백신이 갖춰야 하는 RNA 함량이나 지질나노입자(LNP) 사이즈와 같은 기준을 맞춰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