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19일 일본이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문제 삼아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을 무산시킨 것과 관련해 "김 청장의 독도경비대 격려 방문은 경찰청장으로서의 당연한 임무 수행"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나라 고유 영토"라며 "최근 경찰청장이 독도를 방문해 독도 경비를 책임지고 있는 20여명의 경비대원들을 격려하고, 이들의 활동을 점검한 것은 경찰청장으로서의 임무 수행을 한 것으로, 우리는 당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일본이 김 청장의 독도 방문에 반발해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 참석을 거부한 것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일본의 한·미·일 공동 기자회견 불참은 우리나라에 대한 외교적 결례일 뿐만 아니라 당사국인 미국에 대한 외교적 결례, 또 국제사회 신뢰에 대한 결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무엇보다 독도와 관련된 문제는 늘 일본이 억지주장을 통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우리가 공분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라며 "독도는 명확하게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우리 고유의 영토다. 이와 관련해서 대한민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야가 공히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외교통일위원으로서 관련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강력하게 공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의 독도 방문을 문제 삼은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발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앞서 조선통신사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방일 중인 정 부의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살얼음판 밟듯 조심조심 일본에 온 첫날, 서울발 뉴스가 우리 조선통신사 일행의 뒤통수를 쳤다. 경찰청장이 16일 오전 헬기로 독도에 날아가 경찰 병력들을 격려했다는 뉴스였다"며 "일본에 오기 전 조심스럽게 타진해 본 신임 외무상, 자민당 간사장 등 과의 만남은 물 건너간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국회를 대표해서 일본을 갔기 때문에 지금 일본의 험악한 분위기와 또 부득이하게 일정상의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은 이해되지만 일본의 태도에 대해 애써 외면하면서 왜 경찰청장을 비판했느냐"며 "일본을 비판하지 않고 경찰청장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부의장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빨리 삭제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독도 문제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외통위에서는 현재 일본 등 외부에 나가있는 의원들이 다수 있기 때문에 추후 관련 논의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