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지만, 금리 인상이 중장기적 측면에서 주택 시장 안정 카드로 활용되기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예고돼있다곤 해도 아직 전반적으로 저금리 기조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수요층의 매수심리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3주(1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 상승했다. 이는 지난 2주(8일 기준) 0.22% 상승폭보다 0.02%포인트 둔화된 것이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0.13% 상승하며 4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 금리 인상 우려, 초겨울 비수기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 한국부동산원 측 설명이다.
내주 한은 금리 인상까지 이뤄질 경우 주택 시장의 둔화 분위기는 단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대출 압박이 커져 주택 수요가 감소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 자체만으로 주택 시장의 안정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대출 규제 등 수요 억제책이 동반됐을 때 단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이 역시 중장기적 대책은 아니다. 특히 최근 집값 상승세 둔화는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 누적도 크다. 여러모로 금리 인상을 집값 안정의 카드로 활용하기엔 부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우리나라,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만, 아직도 전반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며 "이는 곧 시장에 아직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유동성은 계속 집값을 자극할 공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교수는 "장기간 0.25%포인트 수준의 기준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경우, 물론 소비자들이 이에 대해 부담감은 가질 것"이라면서도 "단기간 금리가 2~3% 수준까지 오를 수도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금리가 무서워 매수에 나서지 않는 주택 실수요자는 매우 드물다"고 관측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역시 저금리 지속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최근 주택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 누적, 계절적 요인 등의 영향도 크다"며 "특히 기준금리 인상 이야기는 하루아침에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부동산 시장에는 이 점이 어느 정도 선반영돼 있고, 아직도 금리가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이 큰 파급효과를 미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은 내부에서조차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큰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주목된다. 지난달 12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비둘기파'로 추정되는 한 위원은 "주택 가격의 안정은 장기적 안목에서 부동산 정책으로 대응해야 하며, 가계 부채의 안정은 금융건전성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지만, 금리 인상이 중장기적 측면에서 주택 시장 안정 카드로 활용되기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