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병상 돌려막기, '일상회복' 얼마 못 버텨

입력 : 2021-11-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수도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지자, 환자를 비수도권 병상으로 입원시키는 방안을 마련하는 정부. 중환자 병상에 대해서는 입원 적절성 평가를 강화해 꼭 필요한 사람만 받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두고 병상 '효율화'라고 언급했으나 사실상 부족한 병상의 '돌려막기', '환자 가려받기'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병상부족은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코로나19 환자 폭증에서 기인한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7일 이후 닷새째 3000명대를 기록했다. 22일 다시 2000명대로 내려왔으나 주말 간 검사 건수의 감소 영향을 받는 등 월요일 기준으로 역대 최다 규모의 확진세다. 이번 주 신규 확진자는 4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급증의 원인은 `돌파감염`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예방효과가 감소한다. 정부는 감염 시 위중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고령층을 중심으로 올해 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이들을 위주로 한 위중증 환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위중증 환자 515명 중 86.4%가 60세 이상 노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위중환자 병상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9.5%로 7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집중된 수도권의 경우는 83.3%로 이틀 연속 80%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취재기자 물음에 "병상가동률 80%는 사실상 풀가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전담병원 의료인력 투입도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907명의 확진자는 병상이 없어 입원하지 못하고 하루 이상을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중 137명은 4일 이상 대기 중이나 아직 병상배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70세 이상 고령층 466명과 임신부 1명, 고혈압, 당뇨 등 질환자가 440명이 포함돼 있다.
 
방역당국은 `조급한 일상회복`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정부는 하루 5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해도 의료체계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일상회복 시작 이후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자, 5일 만에 급급히 수도권 내 병상확보 행정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정부는 중환자 병상과 준중환자 병상의 운영 효율화를 추진키로 했다. 중환자 병상에 입원이 적절한지 환자를 평가해 상태가 비교적 좋은 환자는 준중환자 병상에서 치료하겠다는 것이다. 병상활용도 제고를 위해 수도권 확진자를 비수도권 병상으로 입원시키는 방안도 마련했다.
 
말이 좋아 효율화지 사실상 병상 돌려막기다. 이송차량은 어떻게 확보할 것이며 이송 때마다 부족한 의료인력의 동승도 고민거리다. 이로 인한 의료공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송 중 사망에 대한 책임은 또 누가 질 것인가.
 
병원으로부터 중환자 병상을 쥐어 짜내다시피 일상회복을 유지하는 것만은 능사가 아니다. 일상회복 이후 하루 평균 사망자는 지난 10월 11명에서 11월 22명으로 2배 증가했다. 일상회복은 중요하나 지금은 '민심'보다 국민 '안전'이 더 우선시 돼야할 때가 자명하다고 본다.
 
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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