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디지털·친환경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양국관계를 '행동지향적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알바라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실질적 협력 증진 방안을 비롯해 한반도와 중남미 지역 정세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고 분야별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과학기술과 디지털정부, 환경 협력 등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과테말라를 포함한 중미·카리브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삼각협력 양해각서도 함께 체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국빈 방한 중인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양 정상은 포스트 코로나 경제회복을 위해 디지털, 친환경 성장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우리나라의 '한국판 뉴딜'과 코스타리카의 '3D(디지털화·탈탄소화·지방분권화) 경제 달성정책'을 연계해 △정부 디지털화 △디지털·친환경 인프라 확충 △폐기물 처리 △저공해차 보급 등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또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선도하고 코스타리카의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활용해 공동연구를 강화하고 항공·우주산업, 수소차,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도 협력을 모색해나가기로 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탄소중립 과정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정책 목표 달성을 촉진하고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기를 기대한다"며 "코스타리카의 '3D 경제 달성 정책'과 우리나라의 그린 뉴딜 정책을 연계시키고, 이번에 체결하는 '환경 협력 양해각서'를 기반으로 양국 간 녹색기술, 생물다양성 연계 협력이 강화되기를 희망한다"며 "양국 간 디지털 전환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알바라도 대통령은 "양국은 디지털, 과학기술, 우주항공, 관광, 영화, 수소전지, 전기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을 하고 있고, 특히 환경 분야에서는 생물다양성과 관련해 인비오 국립연구소와 한국생명과학연구소가 2008년부터 공동연구를 하고 있는데, 오늘 맺게 되는 디지털 정부, 과학기술 협력 양해각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중요한 기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전기차·수소차로 교체 예정인 대중교통 분야에 한국차를 우선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양 정상은 중미통합체제(SICA),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한-중미 FTA를 통한 우리나라의 대 중미 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하고 중미 북부 3개국(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을 포함한 중미·카리브해 지역과의 삼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 후 양국 관계는 급속히 가까워졌다"며 "양국 정상은 혁신적 생각에 있어서 공통점이 큰 만큼 문 대통령이 코스타리카를 꼭 방문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이 코스타리카를 방문할 당시를 떠올리며 "코스타리카는 군대 없이 평화를 유지하고, 환경과 생물다양성 보존, 재생에너지 사용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탄소중립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배울 점이 많은 나라"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대표적인 평화 지향 국가인 코스타리카의 지지를 요청했고, 알바라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달성을 위한 문 대통령의 용단과 담대한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이는 평화 수호국인 코스타리카의 의무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관계를 '행동지향적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양국은 더 가까워질 것"이라며 "상생 협력의 새로운 60년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코스타리카는 한국이 코스타리카를 전략적인 파트너로 인식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양자 관계뿐만 아니라 중미·카리브해 지역에서 지역적인 파트너로서도 코스타리카를 고려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주먹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