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학부모들이 갈수록 붐비는 과밀학급에 교육 당국이 학생을 더 밀어넣고 있다며 항의했다.
위례 13·17·18·22·23·24단지 주민으로 구성된 '위례학교 과밀방지를 위한 학부모 연합회(연합회)'는 23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과밀학급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위례학교 과밀방지를 위한 학부모 연합회'가 23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과밀학급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이들은 지난 7일 시교육청 산하 강동송파교육지원청이 게시한 위례솔초·거원초·송례초·위례별초 통학구역 설정(안) 행정예고를 규탄했다. 행정예고는 위례택지개발지구 입주에 따라 오는 2022년 3월부터 초등학교 통학구역을 설정하는 내용이다. 새로 생기는 위례솔초등학교에 4개 단지 학생이 다니도록 하고, 기존 송례초와 위례별초에도 배정 단지를 추가한다.
연합회는 지원청의 정책안이 위례솔초·송례초·위례별초에 앞으로 최소 3년 동안 학급당 30명 내외의 과밀학급을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례초 4학년의 학부모라고 밝힌 김양숙 연합회 감사는 "5709세대가 배정된 혁신학교 송례초는 전교생이 1307명으로 과대학교 기준인 1000명을 넘었다"며 "혁신학교 기준인 학급당 학생수 24명도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상 사이가 좁아서 학생이 두꺼운 패딩을 입지 못하고, 화장실 갈 때마다 책상 가림막이 떨어진다고 한다"면서 "식당에서 밥 먹을 시간이 부족해 디저트는 들고 나오기 일쑤고 화장실 가는 걸 참고 먹으며, 저학년은 미처 다 못 먹고 나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사는 "코로나 확진이 몇 차례 있었기 때문에 학교·학부모가 모두 더욱 긴장하고 있다"며 "내년 신입생에서 졸업생을 빼고 행정예고가 실제 시행됐을 때 인원을 더할 경우 전교생 1550명, 학급당 29명이 된다"고 덧붙였다.
'위례학교 과밀방지를 위한 학부모 연합회(연합회)'가 23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기자회견 마무리 순서로 비좁은 교실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연합회는 송례초가 혁신학교인 특성상 면적이 좁아, 30명을 수용했을 때 가로 94cm, 세로 133.3cm로 매우 비좁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내내 의자에 앉는 퍼포먼스를 보임으로써 이같은 주장을 증명하고자 했다. 의자 주위 바닥에는 검은색 테이프와 청색 테이프가 사각형으로 붙여져있었다. 검은색 테이프는 현재 송례초 학생 1명이 사용할 수 있는 교실 공간, 청색은 수용 인원이 30명일 때 사용 가능 공간이다.
23일 '위례학교 과밀방지를 위한 학부모 연합회'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 자리에 청색 테이프 및 검정 테이프가 붙여져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위례솔초 입학 예정 학부모 회장 김성숙씨는 "지금도 과밀이고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예측이 가능한데도 학부모 의견과 상의없이 추진해 불쾌하다"며 "서울시교육청은 위례신도시 내 아이들이 더 이상 좁아터진 교실 환경에서 공부하지 않도록 힘써 배정해달라"고 부탁했다.
연합회는 기자회견 후 교육청에서 면담을 시도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통학구역 설정 권한은 본청에 없고 지원청에 지시할 수도 없다"며 "지원청에 학부모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연합회 학부모들에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지원청 관계자는 "교육부 과밀학급 기준인 28명까지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행정예고를 낸 것"이라면서 "예고 기간인 오는 27일까지 의견을 받아 30일까지 결정고시하겠다"고 말했다.
위례솔초·거원초·송례초·위례별초 통학구역 학구도. 이미지/강동송파교육지원청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