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내년 초부터 서울 강남 일대에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택시)가 달린다. 청계천에는 자율주행버스가 시범 운행된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서울 전역 곳곳에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시는 '서울 자율주행 비전 2030'을 세우고 5년 간 1487억원을 투입해 자율주행 인프라를 만든다.
먼저 내년 초에는 강남 일대를 '자율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하고 스마트폰 호출이 가능한 로보택시를 10대 이상 선보인다. 서울시는 로보택시 등 민간 자율차 기술개발과 시범운행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자율주행 지원인프라(C-ITS)를 구축했다. 강남 일대 129개소의 교통신호정보로 디지털화해 신호등 색상, 다음에 변경될 신호까지 남아있는 시간을 0.1초 단위로 자율주행차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강남 내부를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와 로보택시 등을 100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강남은 3km 이내 단거리 이동 수요가 많은 만큼 셔틀버스 등을 전기 자율차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여객·화물 유상운송이 가능하도록 자율차 시범운행 지구도 늘어난다. 현재 자율차 시범운행 지구는 상암이 유일한데, 이달 말부터 상암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부르는 승용형 자율차 6대가 한 달 간 무료운행을 시작한다. 시범지구 지정은 내년부터 2024년까지 강남, 여의도, 마곡 순으로 매년 확대된다.
대중교통에도 자율차가 도입된다.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청계광장~청계5가(4.8km)를 왕복하는 도심순환형 자율주행버스 2대가 시범 운영된다.
아울러 2026년까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끊긴 심야시간대를 중심으로 장거리 운행 자율주행버스를 100대 이상 도입한다. 2023년부터는 홍대~신촌~종각~흥인지문(9.7km)을 연결하는 노선을 신설하고 심야시간대에 중앙차로를 이용해 운행한다. 2024년에는 △여의도~도심~도봉(24.6km) △수색~도심~상봉(23.8km) △구파발~도심~강남(24.6km) 등 장거리 운행에도 심야 자율주행버스 노선을 운행한다.
2024년부터는 도시관리 공공서비스에도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한다. 현재 실증 과정에 있는 순찰·청소 분야부터 우선 도입하고 2025년에는 기술발전과 연계해 자율제설차 실증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자율주행차 50대 이상을 공공서비스 분야에 도입·활용할 예정이다.
2027년 상용 자율차 일반 판매에 앞서 2026년까지 서울 전역 2차로 이상 도로에 자율주행 인프라도 구축한다. 4291개소 총 연장 8240km 구간의 교통신호정보(신호등 색상, 다음 신호까지의 남아 있는 시간)를 디지털화해 0.1초 단위로 제공한다. 아울러 정밀 도로지도를 제작하고 도로함몰, 공사, 집회 등 도로 위 돌발상황과 위험을 실시간으로 지도에 업데이트하는 오픈 플랫폼도 구축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 확대로 차량과 주차장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차도의 30% 이상을 보도로 전환해 서울의 도시공간을 보행 중심으로 재창출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을 다양한 글로벌 기업이 찾아와서 자율주행 기술을 실험하고 완성하는 '열린 테스트베드 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서울시는 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전문가·시민단체 관계자 중심으로 발족한 '서울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운영위원회'와 현대차·SK텔레콤·서울대 등 28개 기업·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서울 자율주행 협의체'를 합쳐 '서울 자율주행 거버넌스'로 통합 운영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6년까지 서울을 톱5 자율주행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며 "2030년 서울은 차별 없는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고 교통사고 없는 안전한 도시, 자동차가 줄어들어 쾌적하고 보행자와 자전거, 물류로봇이 도로를 공유하는 도시, 자율주행 표준모델 도시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자율주행 비전 2030 기자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